[신윤우의 외환분석] 부총리 등판 효과는

2025-11-26     신윤우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달러-원 환율은 1,460원 중반대에서 하락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시장의 시선은 오전 10시로 예정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자간담회에 쏠려 있다.

외환시장 등 최근 경제 상황을 주제로 열리는 간담회로 구 부총리가 외환시장 관련 이슈를 설명하고 환율 안정에 대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원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외환당국 수장이 급박하게 일정을 잡고 직접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단 부총리 등판 소식만으로도 시장은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달러-원은 전날 정규장 마감 이후 전해진 부총리 간담회 개최 소식을 반영해 런던장에서 1,464.50원까지 미끄러졌다.

기재부와 한국은행,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등 외환당국과 환시 '큰손'인 국민연금이 4자 협의체를 가동하며 머리를 맞댄 데 이어 구 부총리까지 움직이자 경계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시장이 기자간담회 소식을 기다리는 가운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사실상 예고된 구두 개입인 셈인데, 그 강도에 따라 달러-원 움직임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이목이 쏠려있는 까닭에 구체적인 안정화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실망감에 달러-원이 위로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당국도 이런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므로 고강도 경고와 개입 메시지가 나올 공산이 크다.

마침 글로벌 달러화는 하락하는 추세여서 달러-원을 아래로 이끄는 상황이다.

간밤 달러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져 내리막을 걸었다.

전날 ABC 방송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잠재적 평화협정 조건에 대해 미국과 합의했다"고 보도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끝내는 문제에 관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적었다.

그간 미국의 중재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지 못한 경험이 있어 종전을 기대하기에는 조심스럽지만, 미국 경제 지표 부진과 커진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달러-원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고용정보업체 ADP는 지난 8일까지 4주 동안 미국의 민간고용이 주당 평균 1만3천500명 줄었다고 발표했고, 9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2% 증가하며 예상을 밑돌았다.

콘퍼런스보드(CB)가 조사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8.7로 전월대비 6.8포인트 하락했는데 시장 예상을 하회한 것으로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후보군 중 가장 비둘기파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해싯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낙점될 가능성은 연준이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가능성을 키운다.

이런 가운데 '왕비둘기' 스티브 마이런 연준 이사는 실업률 상승을 지적하며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거듭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12월에 기준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84.8%로 보고 가격에 반영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를 재촉하는 분위기는 달러-원을 하방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단기 고점 인식에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오고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들인다면 달러-원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

간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43%, S&P500지수는 0.91% 올랐고 나스닥종합지수가 0.67% 상승했다.

물론 달러-원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수입업체 결제 및 해외 투자 환전 수요가 적극적으로 유입될 수 있으므로 하단이 견고하게 지지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이날 연준이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발간하고, 미국의 9월 내구재 주문이 발표된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3.10원 하락한 1,46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이날 1,463.4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3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72.40원) 대비 6.65원 내린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ywshi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7시 4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