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충격] 대규모 美투자 앞뒀는데…현대차, 복잡한 셈법

2025-11-26     윤은별 기자

기념 촬영하는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 정의선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한 단계 높아진 환율을 두고 완성차 업계의 셈법도 복잡하다.

현대차[005380]그룹은 4년간 260억달러(39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천명한 데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편으론 해외 실적의 원화 환산 효과가 미국의 15% 관세 비용을 일부 절감해줄 수 있다는 기대도 일각에서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향후 미국에 4년간 26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가 지난 40년간 미국에 투자한 금액을 모두 합쳐도 205억달러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대규모 자금을 짧은 기간 내 미국에 투입하는 셈이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현대차가 투자할 금액도 수개월 만에 조 단위로 불어났다.

현대차가 최종 대미 투자 규모를 발표했던 지난 8월에 비해 현재 80원 이상 올랐는데, 260억달러의 한화 환산액도 약 35조8천억원에서 38조원 수준으로 커졌다.

다만 현재의 재무·영업 구조 자체만 보면, 환율이 오를 때 좀 더 수혜를 본다. 당장 이번 4분기 실적과 올해 연간 실적에도 '플러스'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기준 환율이 5% 높아질 때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1천517억원 늘어난다. 기아는 환율이 10% 오를 때 순익이 1천147억가량 감소한다.

전통적으로 수출기업은 환율이 오르면 '달러를 벌어들이며' 수혜를 본다고 알려졌지만, 완성차 업계 특성상 판매보증 충당부채를 달러로 쌓아야 해 오히려 기아의 경우처럼 비용 부담이 환율 효과를 덜어 내게 된다.

다만 현대캐피탈이나 해외 법인의 달러 표시 자산 등의 환율 효과가 더 커서, 결과적으론 고환율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올해 3분기 말보다 5%가량 환율이 오른 상황인데,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현대차·기아 합산해 전 분기보다 1천억원 정도의 환율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런 환율 효과가 15% 미국 관세 비용 중 절반을 상쇄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 경영 계획상 환율이 1,350원이었는데 현재 1,460원대라면서 "환율 10원 상승 시 영업이익이 2천600억~2천700억원 상승한다. '뉴 노멀'이 된 달러-원 환율은 관세 비용을 절반 가까이 상쇄시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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