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개입' 검토하는 日 당국, 앞으로 한 달이 중요한 이유

2025-11-26     권용욱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최근 가파른 엔화 약세(달러-엔 환율 상승) 흐름 속에 일본 외환 당국이 시장 개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한 달이 개입 여부와 함께 엔화 방향성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6일 오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56엔 근처에서 거래됐다. 환율은 최근 158엔에 육박하는 등 역사적인 엔저로 인식되는 160엔선을 향해 재차 다가가고 있다.

달러-엔이 최근 수준으로 오른 것은 약 1년 만이다. 지난 2024년 연말에도 엔화 약세 흐름이 확대되며 올해 1월 한때 158엔대 후반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당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은 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하지 않았고, 1월 중순 트럼프 정권 출범과 함께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가 전개됐다.

1년 전 엔저 흐름 속에서도 물가를 책임지는 BOJ는 수입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안정되고 있다는 말을 반복했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해 일본 외환당국의 분위기는 상당히 달라졌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최근 국회에 출석해 "엔저의 진행은 수입 물가를 끌어 올리고, 그것이 국내 물가로 전가되며 소비자물가의 상승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환율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입 물가 동향을 보면, 1년 전과 마찬가지로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정도로 과열된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우에다 총재의 발언 수위가 강해진 것은 엔화 약세를 초래한 원인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적했다.

1년 전의 엔화 약세는 달러 강세로 대표되는 '트럼프 랠리'로 촉발된 측면이 컸고, 이에 따른 엔화 약세에 대한 경계가 크지 않은 편이었다.

반대로 이번에는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경제 정책 기조로 삼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과 그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가 근본적으로 엔화를 끌어내리고 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을 막는 것이 다카이치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엔저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상황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 구도가 됐다.

실제 최근 엔화 매수 개입에 대한 논의는 더욱더 구체화하고 있다.

가타야먀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그동안 엔화 약세 흐름에 대해 '매우 일방적이고 급격하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왔지만, 지난 주말에는 급격한 엔저와 관련, "단호한 조치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엔화 약세와 당국의 실제 개입 여부는 앞으로 한 달 사이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 투자자금의 본국 송환에 따른 '달러 매수·엔 매도' 흐름이 당장 일단락되더라도 내달 BOJ의 금리 인상 여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자금 흐름은 다시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리스크 어드바이저리의 후카야 코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을 통해 "일본과 미국의 금리 결정 회의가 열리는 12월 중순까지가 다시 역사적인 엔저 국면에 돌입할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때까지 엔화 매수 개입 여부를 포함해 일본 외환당국과 시장의 심리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달러-엔 환율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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