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 자산이 감소 추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감산에 나선 데다, 서버 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재고자산은 11조9천12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5.6% 줄었다.

지난해 최고치였던 1분기 말(14조5천796억원)과 비교하면 18.3%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도 지난해 말 기준 5조2천95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2% 축소됐다.

역시 지난해 최고치였던 2분기(5조5천887억원)와 비교하면 5.2%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가 이처럼 줄어든 것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에 따라 이들 업체가 생산량 조절에 나선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월 이천 M10 공장의 20나노 후반 라인을 CMOS 이미지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겠다며 반도체 감산 계획을 공식화했다.

또 청주 M15 낸드플래시 공장의 추가 클린룸 구성 시기도 늦췄다.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라인 운영은 수요 변동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일부 감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버 업체 수요 증가와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도 반도체 재고 자산 감소를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메모리 서버 고객사의 수요가 증가하고 5G 영향에 따라 주요 응용처의 수요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재고가 이처럼 줄어든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트렌드 강화로 서버 수요가 더욱 증가하며 올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평균 2.94달러를 기록해 2월 말 대비 2.1% 올랐다.

올해 들어 상승세에 접어든 뒤 오름폭도 1%대에서 2%대로 확대됐으며, 오는 2분기까지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코로나19의 북미, 유럽 확산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재고 축적 수요는 이어졌다"며 "D램 가격 4월 상승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며 현지 공장 가동률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 중이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 증가로 서버 반도체 수요도 늘고 있어 2분기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펜데믹이 장기화하면서 공장 셧다운, 이동 제한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반도체도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근 코로나19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한 보고서에서 공급망과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면 반도체 매출이 전년보다 6% 증가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12%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비대면 트렌드를 강화해 반도체에는 호재지만 장기화하면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세계 전 지역이 영향을 받고 있어 장비·부품 전후방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고 장기화하면 결국 수요도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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