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차례로 나오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인적 구성을 건드렸는데, 이날은 국회에서 기금운용위원회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됐다.

투자운용업계에서는 방향성을 반기면서도 기금위 지배구조의 경우 더욱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은 10일 기금운용위원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기금운용위원 자격을 금융, 경제, 자산운용 또는 연금제도 분야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전문가로 명시했다. 현행법은 '관계전문가'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관계 전문가는 전체 14명 중 2명에서 4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현재 기금위에 대해 실제 투자 업무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기금 운용에 관여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의 차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기금위 위원은 사용자 대표 3명, 근로자 대표 3명, 지역가입자 대표 6명, 관계 전문가 2명 등 총 14명이다.

문제는 총위원 20명 가운데 기금운용 전문가로 분류할 수 있는 위원은 절반도 안 된다는 점이다.

박상용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자산운용본부장, 서원정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부회장,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전 금융경제연구소 이사장),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정도만 관련 전문가로 평가된다.

지역가입자 대표인 김태민 새길법률특허사무소 변호사는 식품·제약 분야 전문가다. 금로자 대표인 윤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부산지하철노조 출신, 류기섭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장애인고용공단 직원이다.

당연직인 정부 측 의원들도 기금운용 관련 경력이 거의 없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 권기섭 고용부 차관,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 등 3명의 현직 공무원 위원은 사실상 금융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고 평가된다.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상근전문위원에 검사 출신 한석훈 법무법인 우리 선임변호사 임명되면서 논란은 수면 위로 오르기도 했다.

이에 투자금융업계에서는 기금운용위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한 개정안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평가한다.

투자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낙하산이 내려올 수 있는 여지를 줄여주는 내용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다만 네거티브 방식으로 자격을 한정하는 게 좋을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해당 법안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기금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다른 경험이 기금운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경력·경험을 가진 자들에게 가점을 주는 베네핏 방식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더 강력한 지배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기금위 의사결정 체제 자체가 전문성 있는 1~2명이 추가된다고 해서 달라질 수가 없는 구조"라며 "기금위가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느냐가 중요하지 전문적 지식이 있는 사람이 몇 명 더 들어간다고 해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작년 국민연금 수익률 역대 최악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2022년 한 해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8.22%를 기록했다고 밝힌 2일 오후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모습. 국민연금의 작년 수익률은 1988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수익률은 통화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대체투자 확대와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통해 손실 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2023.3.2 nowwe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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