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외환당국이 공기업의 과도한 외화차입을 억제하겠다고 밝히면서 FX스와프포인트와 통화스와프(CRS)가 이틀째 하락하고 있다.

25일 스와프시장에서 1개월 스와프포인트는 전일보다 0.05원 낮은 2.15원에 호가되고 있다. 특히 12개월 스와프포인트는 18.40원으로 전일대비 0.30원 하락했다. 12개월 스와프포인트는 전일도 0.20원 하락한 바 있다.

스와프딜러들은 전일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통해서 공기업의 외환포지션을 지적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은 CRS와 달리 상대적으로 FX 스와프포인트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환당국은 전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공동명의로 달러-원 환율의 일방적인 하락을 문제 삼은 데 이어 공기업의 과도한 외화차입도 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 달러유동성이 넘쳐나 달러-원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공기업의 외화차입으로 달러-원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결국 시중에 달러유동성을 억제함으로써 환율 하락심리를 차단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외화차입을 억제함으로써 시중에 달러자금 잉여수준을 조절해 달러-원 환율뿐 아니라 스와프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겠다는 취지다. 사실 외환당국이 우회적인 환시개입 수단으로, 가끔 사용했던 조치들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기관의 해외채권 발행으로 시중에 달러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당국이 시중 외화유동성을 관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길게 보면 스와프시장 등 외화자금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공기업들이 환율 하락기조를 틈타 환포지션을 오픈하면서 차익실현을 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당국이 경고한 것"이라며 "크든 작든 스와프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딜러는 "다만 외채발행에 따른 부채스와프의 경우 일차적으로 CRS에 영향을 미친 이후에 순차적으로 FX스와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부 딜러들은 외환당국의 조치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당국의 강력한 의지대로 FX스와프시장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공기업 외환포지션에 대한 당국의 문제제기로 스와프시장의 경계감이 커진 것은 맞다"며 "다만 현물환 개입으로 확보한 달러를 스와프시장을 통해 다시 방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장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당국이 현물환 개입으로 확보한 달러를 외환보유액의 형태로 보유해야만 시중에서 달러유동성이 줄어든다"며 "그러나 당국은 여전히 달러 매수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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