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정부가 정유 4사의 독과점체제를 허무는 것을 취지로 하는 '석유제품시장 경쟁촉진과 유통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것은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정유사의 우월적 지위에 따른 불공정행위를 차단하지 않고서는 유가안정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더 오른다' 전망이 대세= 정부는 19일 최근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20달러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나 상당기간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중동지역 리스크 등에 따른 수급불안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데다 투기자금 유입 등이 국제유가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증산과 비축유 방출 가능성 등 하방요인이 있으나,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전망기관들도 향후 국제유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은 전무한 실정이다.

미국 에너지청(EIA)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올해 1.4분기 배럴당 102.8달러에서 올해 4.4분기에는 107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석유산업연구소(PIRA)는 브렌트유가 같은 기간에 118.7달러에서 126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와중에 국내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국제 휘발유 가격상승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연초인 1월에 리터당 1,950.9원을 보였으나 4월 2째주 현재 2,058.6원까지 치솟았다.

더욱이 국제유가의 움직임에 아랑곳없이 최근 국내에서 휘발유 가격은 무려 101일째 상승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정유사 독과점체제 손질 없인 유가안정 난망= 정부는 그간 추진됐던 유가안정대책에도 유가가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는 것은 국내 정유 4사의 독과점체제에 의한 우월적인 지위 남용에 따른 불공정 가능성에 근본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알뜰주유소만 하더라도 공급물량 대부분을 정유사에 의존하는 만큼 알뜰주유소의 공급가격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정유 4사 시장점유율의 변동이 거의 없는 등 석유제품시장이 수직 계열화된 유통구조로 경쟁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유 4사의 과점적 석유제품시장의 혁신 없이는 단기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가격안정화는 이룰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SK, GS, S-오일, 현대오일 등 정유 4사가 경질유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98%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국제유가 움직임과 달리 국내에서는 유가가 오르막만 그리는 이상한 구조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석유제품 유통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배경에 대해 정부도 "석유제품시장에 정유 4사 이외 신규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유사의 불공정행위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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