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룰 때문에 연초부터 주식형 펀드 저조한 성적표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연기금의 여유자금을 통합해서 운용하고 있는 연기금투자풀의 올해 운용성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연기금투자풀 내의 하위펀드인 채권형펀드 운용수익률이 연초 이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연초 주가상승에도 주식형펀드의 운용수익률도 시장의 벤치마크 수준을 매번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형펀드의 운용수익률이 평가기준이 되는 벤치마크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일명 '10% 룰'이라고 불리는 '동일종목 투자상한 규정' 때문이다. 연초 삼성전자가 코스피지수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보유한도 제한으로 연기금투자풀이 평균적인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연기금투자풀의 연초 이후 3월 말까지 운용수익률은 1.07%에 그쳤다. 이는 벤치마크 수익률 1.21%보다도 0.14%p나 낮은 것이다.

올해 들어 연기금투자풀의 월간 운용수익률은 한 번도 벤치마크를 웃돈 적이 없다. 연기금투자풀 수익률은 지난 1월 0.55%, 2월 0.38%, 3월 0.14% 등에 그쳤다. 반면 벤치마크 수익률은 같은 기간에 0.62%, 0.40%, 0.18% 등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연초 이후 연기금투자풀의 누적수익률은 시간이 갈수록 벤치마크 수준과 점점 확대되고 있다. 지난 1월 0.07%p에 그쳤던 괴리율은 2월에 0.10%p로 벌어졌고, 3월에는 다시 0.14%p로 확대됐다.









연기금투자풀의 저조한 운영성과에 대해 해당부처인 재정부와 펀드평가사는 기본적으로 주식형펀드가 벤치마크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운용규모는 적지만, 연기금투자풀 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밑돌면서 연기금투자풀 통합펀드의 운용성적도 저조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기금투자풀과 벤치마크의 괴리율은 주식형펀드, 특히 순수주식형펀드 운용수익률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순수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운용수익은 7.85%에 머물렀다. 이는 벤치마크 수익률 10.59%에 비해 무려 2.74%p나 낮은 수준이다.

연기금투자풀 내 채권형펀드의 운용수익률도 일반채권형이 연초 이후 0.72%, 우량채권형이 0.67%에 각각 머물렀다. 다만 벤치마크도 같은 기간 각각 0.78%와 0.59%에 머무르는 등 연기금투자풀과 벤치마크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펀드평가사 한 관계자는 "연기금투자풀의 운용수익률이 전체적으로 낮았다기보다는 주식형펀드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며 "연기금투자풀 내 하부펀드를 운용할 때 동일종목의 비중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18%에 달한다"며 "반면 연기금투자풀 하위펀드는 10%룰을 적용받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매수하는데 한계가 있고, 운용수익률도 구조적으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연초 이후 3개월간 20% 이상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도 간은 기간에 무려 10.31% 올랐으나, 규정상으로 삼성전자 보유에 한계가 있는 연기금투자풀 운용수익률은 평균개념으로 사용되는 코스피지수만큼 높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도 "연기금투자풀의 벤치마크 대시 저조한 운용성과는 기본적으로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주가상승에 기인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을 낸 하위운용사가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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