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환웅 기자 = 연기금이 국고채 장기물 입찰 시장에서 왕성한 식욕을 이어갔다. 국민연금공단 등 연기금의 자산-부채 듀레이션 미스매치와 보유자산 증가 등에 따른 결과로, 시장참가자들은 연기금의 매수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대금 납입이 완료된 국고10년 지표채권 12-3호 1조6천억원 가운데 연기금이 가져간 물량은 3천500억원 이상으로, 상당 부분을 국민연금이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도 12-3호 입찰물량 1조6천500억원 가운데 연기금이 가져간 물량은 4천억원에 육박했고, 6월에는 1조7천500억원 가운데 4천억원 이상을 가져갔다.

또 6월과 7월에 진행된 20년물 입찰에서도 연기금은 20% 이상의 물량을 담당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연기금의 장기채권 매수세가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국고채 10년물 입찰이 진행되면 연기금이 보통 3천~4천억원 정도를 받아간다"며 "이달과 지난달의 매수 규모는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훨씬 짧은 자산 듀레이션을 끌어올리려면 장기물 보유규모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매수세는 당분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인포맥스 장외 투자자포트폴리오(화면 4255)를 보면,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보유채권 평균 듀레이션을 지난해 말 3년 수준에서 전일 기준 3.52년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20~30년으로 평가되는 국민연금의 부채 듀레이션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연기금 자산운용담당자들의 고민이 많은 모습"이라며 "LH 등 공사들이 발행하는 장기채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물은 없어서 못사는 상황이라 발행시장 뿐만아니라 유통시장에서도 연기금의 장기물 매수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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