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시스 역전폭 5년래 최저..선물환 실종도 일조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국내 외화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인 스와프베이시스가 안정적인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 달러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유럽에 대한 우려가 주춤해지면서 통화스와프(CRS)와 금리스와프(IRS)의 차이를 의미하는 스와프베이시스 역전 폭은 5년여 만에 가장 좁은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러한 현상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가치가 그만큼 높게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로, 외화자금 사정이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스와프베이시스가 안정적인 이면에 수출부진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물환 매물 실종이 스와프베이시스의 안정에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부진으로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물이 사라진 데 따른 불안한 평화인 셈이다.

▲스와프베이시스 5년래 최저치= 22일 스와프시장에서 1년 스와프베이시스 역전 폭은 64bp 수준에서 호가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7월23일 58.5bp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줄어든 수준이다.

스와프베이시스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자금 사정이 괜찮다는 의미다.

달러자금이 부족하면 CRS 거래로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서 정상적인 원화금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고, 결국 달러와 교환할 때 적용되는 원화금리를 의미하는 CRS가 급락해 스와프베이시스 역전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에 베이시스 역전 폭이 600bp까지 벌어졌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유럽 재정위기국가의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국내외 주가가 상승하는 등 글로벌 금융불안이 진정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달러자금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IRS가 다소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스와프베이시스 역전이 해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부진에 위축된 선물환 매도= 다만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CRS 오퍼가 사라진 것도 스와프베이시스 축소에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CRS의 하방경직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중공업체들은 선박을 수주하면 선물환 매도계약을 통해 미래에 들어올 달러를 미리 판다. 반면 기업들로부터 선물환을 매수한 은행들은 CRS 오퍼 등을 통해서 자신들의 포지션을 중화시킨다. 그런데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물이 줄면서 최근 CRS 오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기업체의 선물환 매도물량은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선물환 매도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215억달러와 246억달러에 그쳤다. 작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240억달러와 316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에너지 관련 기업의 선물환 매입이 늘어나면서 국내기업의 선물환 순매도는 작년 2분기와 3분기 각각 50억달러와 97억달러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오히려 68억달러와 16억달러 순매입으로 돌아섰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스와프베이시스가 줄어든 것은 유동성이 나쁘지 않은 측면도 있으나, 수급에서는 CRS 오퍼가 사라진 것도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선물환 매도로 환 헤지에 주력하던 수출업체들이 수출 부진에 허덕이면서 단기영역 CRS 오퍼가 없어졌다"며 "에셋스와프로 장기영역 베이시스가 확대된 것과 달리 단기영역 베이시스가 꾸준하게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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