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2019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각종 뉴스 헤드라인에 민감하게 등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원화가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갈등에 가장 취약한 통화 중 하나로 지적된 가운데 대외 이슈에 따른 급등락 장세가 연출됐다.

특히 달러-원 환율은 무역갈등을 비롯한 홍콩 불안, 위안화, '포치(破七)',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 미·중을 둘러싼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8월에는 여러 대외 악재로 2년 7개월 만에 1,200원을 상향 돌파하고, 연중 1,220원대로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제 역성장 우려와 경제 펀더멘털 우려도 더해지며 원화의 약세 압력을 더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각각 세 차례, 두 차례 인하했다.

◇미·중 무역갈등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갈등은 올해 서울환시에서 가장 큰 이벤트로 평가받는다.

올해 달러-원 환율이 미·중 무역갈등 헤드라인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나타내며 관련 이슈에 급등락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무역·통상 부분을 넘어서 환율을 비롯한 금융시장까지 전파되자 파급력이 강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올해 고강도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며 갈등의 수위를 높여갔다.

달러-원 환율은 관세가 부과되거나 양국의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변동성을 증폭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8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홍콩 사태에 결부돼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며 달러-원 환율은 연고점인 1,220원을 돌파했다.

한편 이달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타결한 후 달러-원 환율은 1,160원대로 레벨을 낮춘 상태다.

◇달러-원 환율 1,200원 돌파

지난 8월 달러-원 환율은 '빅 피겨(big figure)'인 1,200원을 돌파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1,200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1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었다.

당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갈등이 증폭됐고 한국과 일본의 통상 갈등 우려까지 겹쳐지면서 원화는 대내외 악재에 가파른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은 '빅 피겨' 돌파에 그치지 않고 추가 상승해 올해 8월 6일 장중 1,223.00원까지 올랐다.

달러-위안 환율도 7위안을 넘어서며 급등 흐름을 보이자 달러-원 환율도 패닉 장세에 연동돼 하루에 17원 이상 치솟기도 했다.

다만 당시 외환 당국이 이를 비정상적인 급등으로 규정하면서 1,220원을 넘나드는 상승세는 주춤해졌다.

달러-원 환율은 약 한 달 이상 '빅 피겨'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다 10월 이후 1,200원 아래 레벨에서 안정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위안화 환율 동조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에 따른 원화의 위안화 동조화도 올해 달러-원 환율을 이끈 주요 요소 중에 하나다.

올해 달러-원 환율은 역내외 달러-위안(CNH, CNY)에 강하게 연동됐다.

미·중 이슈가 불거져 연동 강도가 높아졌을 때 달러-원 환율은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을 판박이 모양으로 따라가기도 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8)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달러-원과 역외 달러-위안의 상관계수는 0.87수준을 나타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의 움직임은 높은 상관성을 가지게 된다.

원화가 지난 12개월을 기준으로 플러스(+)의 상관계수를 나타낸 통화는 주요 통화 중 위안화가 유일하다.

한편 원화와 위안화가 밀접한 연동성을 보이며 '프록시(proxy)' 통화로서의 원화도 이슈가 됐다.

◇포치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위안화의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포치'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도 올해 외환시장을 뒤흔들었던 뉴스였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후 약세를 이어온 위안화는 지난 8월 10년여만에 '포치'를 현실화했다.

'포치'가 현실화하자 미국 재무부는 올해 상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고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이 곧바로 이뤄지자 원화를 비롯한 글로벌 통화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쳤다.

당시 달러-원 환율은 '포치'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트리거로 1,200원보다 높은 수준으로 레벨을 높여갔고 연고점을 경신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환율 영역으로 번지면서 경계감은 증폭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 위안화 환율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지난 1980년대 미국과 일본 간의 '플라자 합의'를 재연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 관련 헤드라인을 주시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및 통상갈등

올해 7월부터 불거졌던 한국과 일본 간의 통상갈등도 외환시장 주요 이슈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이 7월 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와 자국 수출 절차 우대국인 백색 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의 한국을 제외한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한일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반도체를 주력으로 한 국내 산업이 화이트리스트 명단 배제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우리 정부의 요구에도 일본이 거부와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갈등의 수위는 높아졌다.

일본 이슈는 당시 최악으로 치달은 미·중 무역갈등 이슈에 더해져 달러-원 환율을 1,200원 이상으로 치솟게 하는 대외 악재가 됐다.

일본과의 통상 갈등 이슈는 올해 중장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한 재료였다.

일본과의 갈등은 약 반년간 지속 후 극적으로 타결됐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 시점을 불과 6시간 남기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정지와 더불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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