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윤은별 기자 =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달러-원이 1,30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환율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연합인포맥스

6일 박석길 JP모건체이스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 문홍철 DB금융투자 채권외환전략파트장, 민경원 우리은행 트레이딩부 선임연구원은 연합인포맥스가 개최한 2023년 금융시장 전망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나눴다.

문 파트장은 "2분기 중반까지는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큰 폭의 금리와 달러 하락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경원 연구원도 "단기적으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베팅에 대한 후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미국 서비스 물가 둔화 시점을 5~6월로 예상한다. 이후에는 금리와 달러가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박석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최종 금리를 5.25%에서 멈출 것으로 보고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 25bp 인상을 예상한다"면서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수도 있다는 '리스크 시나리오'가 문제"라고 말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 시나리오가 발생할 확률은 '테일 리스크'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상당히 높다"면서 "달러 강세 트렌드와 금리 인상 기조가 상반기에 해결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연구원은 또 "한국의 자본시장 개방도가 높다 보니 원화는 오버슈팅과 언더슈팅이 익숙하다"면서 "연준 금리 인하 베팅이 청산됐고 선반영된 중국 리오프닝 기대 해소로 원화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중공업체를 비롯한 수출업체가 보유한 달러가 많다"면서 "수급으로 인해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파트장도 "국민연금의 외화자산이 350조 원 수준인데, 해당 포지션의 15%가량 선물환 매도가 가능하다"면서 "상당한 물량이 헤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연금의 헤지가 상단을 막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파트장은 또 "미국 금리는 미국 경제 상황만 영향을 미치지만, 달러 가치는 (다른 통화에 대한) 상대 가치"라며 "유로화도 강해져서 달러 강세 폭이 제한됐다"고 대답했다.

한미 금리차가 원화 약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박석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노동시장 참여율은 팬데믹 이전을 회복하지 못했고 임금 상승세도 이어질 수 있다. 반면 한국은 노동시장 참여율이 팬데믹 이전보다 높고 떨어질 이유가 없다"면서 "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 있고 이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홍철 파트장은 "한미금리차보다는 연준의 금리 인상 수준과 한국의 수출 실적이 중요하다"면서 "금리차 자체는 절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연초 채권자금 유출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문 파트장은 그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재정거래로 들어온 외국인은 환 헤지를 한다. 이에 재정거래 자금 유출입은 환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채권자금의 70%는 재정거래로, 채권시장 움직임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도 "환율 분석 시 고려하는 자금 유출입은 채권시장이 아닌 주식시장"이라면서도 "채권 자금 유출입은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채권 자금 대거 유출은 시장 참가자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환율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투자 전략에 대해서 박 이코노미스트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라면서 "중심점을 잡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도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면서 "현시점에서 외환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문 파트장은 "미국 재무부 부채 한도 이슈가 불거지는 시기가 5월 말쯤으로 추정된다"면서 "해당 시기에 달러가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하반기 국내 수출이 저점을 지날 것이고 연준 금리 인하 얘기도 나올 수 있다"면서 "올해 5월이 달러-원이 가장 높은 시기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1월 데이터는 '노이즈'가 있다"면서 "2분기부터는 이런 노이즈가 제거된 지표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byun@yna.co.kr
ks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8시 4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