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가파른 금리 상승의 부작용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의 중단이나 속도 조절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1일 발표한 보고서 '새로운 위험 : 미국 은행의 미실현 채권 평가손실 문제 - 배경과 전망, 그리고 통화정책에 미치는 함의'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나이스신평은 이번 SVB 사태와 같은 미실현 채권 평가손실 문제는 미국 금융권 전반이 안고 있는 문제이며, 가파른 금리 상승의 부작용이 금융시장에 스트레스를 높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은행 부문 전체의 미실현 채권 평가손실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28.1%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미국 금융기관의 예금 규모가 조정을 받으면서, 최근 은행에서의 대규모 예금 유출이 예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은행의 자본이 취약해지면 보유한 유가증권을 매각하고 평가손실의 현실화가 발생할 수 있다.

SVB와 같은 일부 은행의 경우 취약성의 정도가 더 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 측면에서 미실현 채권 평가손실 문제가 연준의 금리 인상 여력을 제한할 것으로 나이스신평은 내다봤다.

정책금리 상승은 경기 둔화를 불러 물가를 안정시키지만, 그 전에 금융시장에 불안을 초래한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은 물가보다 금융시장 안정성에 있어서 더욱 빨리 나타난다.

은행권의 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인데 양적 긴축을 지속한다면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지난해 6월부터 양적 긴축을 시작했다. 매달 국채 6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달러, 총 950억 달러를 만기상환 받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따라서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은 기준금리 인상 폭과 양적 긴축의 정도 등에 대해 중단이나 속도 조절을 논의할 것이라고 나이스신평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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