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14일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개최한 기자설명회는 크게 3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 환헤지 추진, 운용역 처우 개선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이례적으로 기자설명회까지 열어 3가지 키워드를 제시한 것은 올해부터 해당 사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번 기자설명회의 첫 번째 키워드는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이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장기적인 재정 안정을 고려해 주식이나 채권 등 단순한 자산군 조합의 저비용 포트폴리오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정책적으로 단순 명료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운용적인 측면에서도 투자 다변화할 수 있고 액티브 운용도 가능하다.

이날 손협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모든 액티브 투자는 동일한 위험을 갖는 공모자산 조합으로부터 펀딩을 받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기준 포트폴리오 대비 부가가치 창출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부동산 투자시 기회비용 모델을 통해 해당 부동산의 위험 특성치가 주식 40%와 채권 60%로 구성됐다고 판단할 경우 투자 시 필요한 투자 금액을 주식 40, 채권 60을 매도해 마련하는 등 포트폴리오의 위험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다변화를 통한 추가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연한 투자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촉진하는 투자로 이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기준 포트폴리오가 의결되면 5월 중기 자산 배분 때 우선으로 대체투자에 적용할 예정이다. 대체투자 벤치마크를 주식과 채권의 기회비용 형태로 바꿔 시작하며, 내년부터 해당 체계로 운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통화스와프를 통한 환헤지 추진이다. 환헤지를 하지 않는 기본적인 입장을 고수하지만, 환율이 극단적인 수준이 될 경우 일부 헤지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손 실장은 "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신흥국과 비슷한 통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리스크가 커지는 시점에서 자산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원화 환산 수익률은 올라간다는 점에서 안정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환율이 극단적인 수준이 될 경우 일부 헤지하는 것이 최적이 될 수 있다"며 "10%까지 환헤지 규모를 늘릴 수 있도록 한 이유다. 한국은행이라는 좋은 파트너를 얻어 그런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운용역의 처우 개선이 세 번째 키워드다.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직접 운용역 처우 개선에 대해 언급했다. 운용역들의 처우를 높여 글로벌 기금운용기관 위상에 걸맞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수차례 제기됐던 사안이다.

그동안 국민연금공단은 규모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톱티어 연기금인 것에 비해 인력관리 체계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발행한 '2023년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 자료에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자료는 기금의 장기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대체투자 확대 등이 필요한데, 현 운용 체계로는 실행이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체투자의 경우 전통적인 투자에 비해 운용역 개인 네트워크와 역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공공기관이라 조직 구조가 경직된 만큼, 운용 자산별로 급여와 보상체계를 차등 적용하기 힘들다는 게 재정추계전문위원회의 견해였다. 이 같은 이유로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서 CIO가 운용역 처우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향후 보상 체계에 어떤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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