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대여, 증자 등 '돈먹는 하마'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STX에너지(현 GS이앤알)를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GS그룹이 최근 수년간 인수한 기업의 실적이 신통치않아 울상이다.

인수합병(M&A)에 따른 시너지가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일부는 오히려 실적이 악화돼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14일 GS계열의 연결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그동안 수년간 꾸준히 인수해 계열로 편입했던 중소형 계열사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 당기순적자는 물론 그나마 괜찮았던 곳도 큰 폭의 이익 감소를 나타났다.

GS칼텍스가 지난 2010년에 인수한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체 삼일폴리머는 지난해 16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역시 같은 해 인수한 폐기물의 에너지화 사업체 GS플라텍(구 애드플라텍)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98억원에 달했다.

그룹의 에너지계열 지주사인 GS에너지는 자본잠식에 빠진 GS플라텍에는 자금을 대여하고 삼일폴리머에는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하는 등 실적 부진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단계적인 지분 인수로 GS계열에 편입된 2차전지 소재업체 GS이엠(구 대정이엠)도 지난해 79억원의 순적자. 계속된 투자와 출자에도 시원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GS칼텍스와 GS글로벌이 컨소시엄을 꾸려 2010년에 인수한 GS에코메탈(다우메탈)도 지난해 3억원 가량의 당기순적자를 나타냈다.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율 감소로 GS글로벌 연결에서 빠진 DKT(구 대경테크노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1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GS글로벌은 2010년 말 플랜트 건설 기자재 전문 제조사인 대경테크노스를 인수한 바 있다.

만약 DKT의 실적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자금유치를 위해 끌어들인 PEF 등 재무적 투자자(FI) 손실을 보전해줘야 할지도 모른다.

GS그룹의 방계회사인 코스모화학 계열 코스모신소재(구 새한미디어)는 2012년대비로는 손실폭을 크게 줄였으나 여전히 86억원의 당기순적자를 면치 못했다. 코스모화학은 2011년 새한미디어를 인수해 코스모신소재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지난해 GS홈쇼핑 계열로 편입된 텐바이텐과 에이플러스비도 순적자.

그나마 흑자를 낸 곳도 전년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2009년에 GS계열에 편입돼 쌍용에서 이름을 바꾼 GS글로벌은 지난해 연결기준 1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2012년의 237억원보다는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전년대비 반 토막이 났다.

GS건설이 인수한 스페인 수처리업체 이니마(GS Inima Environment S.A.)도 연결기준 19억원의 순흑자를 나타냈지만, 전년 31억원에 비해서는 부진한 실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수처리, 신재생 에너지, 소재사업 등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인수한 기업이어서 단기 실적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일부는 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전방 시장이 열리면 효자가 될 수도 있겠으나 인수가격보다 더 많은 자금이 투입돼도 실적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GS그룹의 M&A 성과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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