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계열사 추가 조정 가능성…삼성물산발 지분조정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삼성SDI의 제일모직 합병 결정에 이어 삼성그룹이 이번에는 화학계열사 합병을 발표했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은 2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삼성토탈 지분 50%를 보유한 삼성종합화학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석유화학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합병 방식이다. 합병회사의 명칭은 '삼성종합화학'.

삼성 화학계열사 합병은 이미 오래전부터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됐다. 삼성발 추가 합병도 화학계열사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 화학계열사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삼성토탈, 삼성BP화학, 삼성정밀화학 등이다.

그러나 LG화학에 비하면 덩치가 작고 경쟁력도 취약한 것으로 지적된다. 5개사 합산 매출은 LG화학의 절반 정도다. 일부 화학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은 그룹 차원에서도 고민거리였다.

지난 2012년 10월에는 삼성정밀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설이 돌면서 삼성정밀화학 측이 부인 공시를 내기도 했다.

따라서 삼성BP화학과 삼성정밀화학도 어떤 방식으로든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IB 업계는 진단했다.

삼성종합화학은 이번 합병으로 삼성석유화학의 중간화학제품(다운스트림) 사업과 자회사인 삼성토탈의 기초화학제품(업스트림), 그리고 에너지사업 간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또,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도 화학계열사 합병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그룹의 승계 구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금융 계열사를 맡고,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차녀인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각각 맡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로 넘긴 제일모직도 당초 삼성 화학계열사와의 합병이 유력하게 거론됐었으나 일단 삼성전자 우산 하에 들어가면서 이재용 부회장 측에 힘이 실렸다.

이런 의미에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은 이부진 사장의 진용을 갖추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일단 외형상으로는 이부진 사장은 삼성석유화학 지분 33.18%를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4.91%로 떨어지게 된다. 합병법인의 주요주주는 삼성물산(33.99%), 삼성테크윈(22.56%), 삼성SDI(9.08%), 삼성전기(8.91%), 삼성전자(5.28%) 등이다.

물론, 개인으로서는 삼성종합화학의 지분을 가장 많이 갖게 된다.

따라서 주목되는 것은 삼성물산발 지분 조정이다.

삼성물산은 국민연금(7.71%), 삼성생명(7.56%)에 이어 지분 4.06%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요 주주다. 또 삼성SDI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가 된다. 삼성SDI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도가 아니라면 이건희 회장 자녀간 명확한 승계를 위한 지분 조정이 필요하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그룹을 통째로 관할하고 두 자매가 특정 부문을 따로 경영하는 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지분 조정이 필요해 이와 관련한 추가 합병이나 지분 양수도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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