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SK온은 주식자본시장(ECM)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투자 자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모아 기업공개(IPO) 조건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은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지만, 이면에는 이자 부담이라는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SK온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SK온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연합인포맥스가 분석한 결과,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1분기 기준 15.43배에서 올해 상반기 0.49 배까지 급감했다. SK온은 비상장사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전체적인 재무 상황을 볼 수 있다.

정유 사업 실적이 고꾸라진 것은 물론, SK온의 적자가 지속하는 점이 부담이었다. SK온이 유상증자 및 차입을 확대하는 점도 재무적인 문제로 지목됐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비율은 2022년 1분기 164.84%에서 올해 2분기 기준 180.85%까지 16%포인트(p)가량 확대했다.

이러한 부담에 SK온의 차입금 이자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중국은행 기준으로는 3.20~4.90%, 달러 차입은 소파(SOFR)에 1.09~2.75%p가 가산된다. SOFR은 달러를 하루 빌리는 데 드는 금리를 의미하며, 최근 5.3%까지 오른 상황이다. 가산 금리를 더하면 최고 8%대의 금리를 지불해야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신용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K온은 지난 5월 KB국민은행의 지급 보증을 활용해 외화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총 9억 달러로 발행된 유로본드(RegS)의 금리는 5.375%로 책정됐다. 기존의 외화 차입 금리 수준이다.

이미 모기업의 부채도 높고 이자 비용도 만만치 않아 추가로 은행권의 문을 두드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온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든 이유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부터 상장 전 투자 유치(PRE-IPO)의 일환으로 SK이노베이션과 FI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2조8천억원에 이른다.

최근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1조2천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자금은 친환경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사용될 계획으로, 주로 SK온이 영위하는 배터리 사업에 사용될 공산이 크다.

이렇게 SK온과 모회사가 자본시장을 활용해 조달한 자금은 지난해 말부터 반년 만에 약 8조원에 이른다. 각종 설비 투자 등에 사용하고 남은 현금은 3조2천억원, 단기금융상품까지 더할 경우 3조7천억원이 넘는다.

다만, 올해 SK이노베이션 연결 기준 시설투자(CAPEX)가 10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자본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반기 투자 자금만 4조8천억원으로 향후에도 5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현재 부채비율과 현금흐름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ECM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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