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유로-달러 환율이 고점 대비 큰 폭으로 내리는 등 위험통화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세 기조를 이어가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환시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조치 등에 따른 국내 증시로의 꾸준한 외국인 자금 유입과 최근 중공업체 수주 호조 등에 따른 수급 요인들이 달러화에 꾸준한 하락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달러화가 중국과 유럽발 악재에 따른 위험통화의 조정에도 강한 저항력을 보이는 만큼 하락 기대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달러화가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재차 낙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험통화 조정에도..원화 강세 유지 = 유로-달러는 지난 2월 말을 기점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유로-달러는 지난달 27일 장중 1.3479달러선까지 고점을 높였지만 이후 가파르게 하락해 전일에는 1.3157달러까지 저점을 낮췄다.

유로-달러는 이날도 1.32달러대 초반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고점 대비 1.8% 이상 절하된 것이다.

ECB의 장기대출(LTRO)에 따른 유로화 약세 전망에 스페인 재정적자 우려, 그리스의 국채교환 결과 우려 등이 겹친 결과다.

이 기간 유로-달러 하락에 발맞춰 아시아통화 등 위험통화들도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





<달러 대비 주요통화 등락률, 자료 : 연합인포맥스>

호주달러와 싱가포르달러 등은 약세폭이 크지 않지만, 미 달러 대비 0.2% 수준의 절하율을 기록했다. 인도 루피아, 뉴질랜드 달러 등은 1.6% 이상 가파른 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원화는 이 기간 0.7%가량 절상되는 등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원이 지난 2일 1,111.80원을 기록하며 연저점을 경신한 이후 1,110원대 후반으로 재차 반등하기는 했지만, 원화가 다른 통화들에 비해 여전히 강세 흐름을 유지하는 셈이다.

▲못 오르는 달러-원..호재에 민감할 것 =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지속과 중공업체 네고 등 국내 수급 요인들이 대외 불안에도 달러화의 상승을 막아서는 것으로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2월 4조2천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은 데 이어 3월에도 전일까지 3천2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유로 하락 등으로 달러 매수에 나서더라도 최근 역외의 거래가 소극적으로 변한 가운데 수급상 달러 공급 요인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무역흑자로 수출 악화에 대한 우려도 잦아들었고, 달러화가 연저점을 경신하는 과정에도 외환당국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희석된 점도 달러화의 하락 기대를 유지시키는 요인이다.

A은행의 한 딜러는 "현재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그리스 국채교환 우려 등 재료상 달러화의 상승 재료들이 우세하지만 1,120원선을 시도하지 못하는 등 상승 탄력은 현저히 떨어진 모습이다"면서 "그리스 국채교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불안한 흐름이 지속하겠지만, 이후에는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재차 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B은행의 한 딜러도 "유로존에서 불안요인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로 캐리트레이드에 대한 기대가 살아 있는 등 달러화에 대한 인식이 하락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시의 큰 폭 조정이나 유가 급등 등이 아니라면 달러화가 점차 아래쪽으로 흐를 수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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