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KT가 올해 두 번째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KT는 지난 3월 계열사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돌입과 고객 개인정보유출 등의 악재를 만나 발행 계획을 자진철회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3개월 후 다시 찾은 회사채 시장에서는 'AAA' 등급의 인기를 재확인하며 자금 조달에 성공한 바 있다.

1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KT는 만기를 3년·5년·7년·10년·20년으로 나눠 총 4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내달 초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선정해 발행 예정일을 비롯한 세부 사항들을 조율하는 중이다.

KT 관계자는 "지난 2분기 명예퇴직자금 마련을 위해 기업어음(CP) 발행이 늘었다"며 "CP 상환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올 9~10월 만기도래하는 KT의 CP 잔액은 8천억원 수준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금의 만기를 장기화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AAA' 등급에 대한 기관들의 수요가 풍부한 점과 절대금리 하락으로 우량채 장기물에 대한 선호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점을 들어 이번 수요예측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지난 6월 3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 총 7천700억의 뭉칫돈이 유효수요 내로 들어온 바 있다. 이에 KT는 5천억원으로 증액발행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우량채 장기물을 중심으로 수요예측이 흥행해 온 점을 고려하면 7년물과 10년물, 20년물에 생명보험사와 국민연금 등 기관들의 수요가 쏠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7월 신용등급 'AA'인 삼성토탈의 7년 만기 회사채(500억원)에 4배가 넘는 주문인 2천200억원이 들어왔고, 'AA+'인 ㈜SK의 7년물(1천500억원)에도 2천300억원의 주문이 유효수요로 잡혔다.

또 'AA'의 SK종합화학도 7년물(500억원)에 1천5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오버부킹을 기록, 우량채 장기물의 인기를 재확인했다.

다만 KT의 2분기 실적이 악화된 점과 지난 6월 등급전망이 한 단계 하락한 점은 이번 수요예측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KT는 올해 2분기 대규모 마케팅 비용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명예퇴직 비용이 1조원 이상 발생했다. 이에 영업손실은 8천13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7천572억원 적자를 냈다.

증권사의 다른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KT의 2분기 실적은 다소 악화돼 시장의 신뢰가 덜해진 상태"라며 "결국 금리를 높게 제시하지 않으면 단기물과 중기물을 중심으로 수요가 채워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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