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일본은행(BOJ)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데 따라 13원가량 급등했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13.00원 오른 1,06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BOJ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1년간 매입하는 일본 국채 매입규모를 기존 50조엔에서 80조엔으로 늘리고, 국채의 평균잔존만기를 7~10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연간 본원통화(monetary base) 확대 규모를 기준 60~70조엔보다 10~20조엔 늘어난 80조엔까지 확대했다.

이에따라 달러-엔 환율은 109엔대 초반에서 장중 111엔선까지 고점을 높이는 등 급등했다.

달러화도 달러-엔 급등에 따른 역내외 달러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960원대로 하락해 외환당국의 매수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팽배했던 상황에서 BOJ 완화 충격이 더해지면서 달러화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3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065원에서 1,075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BOJ 완화책으로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구도가 심화된 만큼 달러화가 1,070원대로 레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차이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속히 확대된 만큼 달러-엔 동향에 따라 달러화의 불확실한 흐름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110엔을 터치하고 곧바로 반락했던 10월 초와 달리 역외 시장에서 110엔선을 회복하는 등 110엔선 위에 안착하는 흐름이다"며 "달러화도 1,060원대 지지력을 확보한 채 전고점 테스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원 환율은 960원선 부근에 머무르고 있다"며 "엔이 추가 약세를 보이면 당국이 달러화 레벨과 무관하게 움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가 급등한 만큼 장마감 이후에도 네고 물량이 나오고 있지만 달러화의 향방은 결국 역내외 롱포지션 구축 강도에 따라 갈릴 것"이라며 "달러화가 전고점인 1,075원선을 뚫고 올라서면 급등장에 연출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C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BOJ정책 발표 이후 네고 물량이 적지 않았지만 이를 다 소화하고 오를 정도로 역외 매수의 강도가 센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 강세 구도가 명확해지는 흐름이라 달러화가 전고점 이상으로 오르며 상승 트렌드를 굳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뉴욕 증시 호조 등으로 역외 환율이 하락한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2.40원 내린 1,053.1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개장 이후 엔-원 환율 하락에 따른 당국 개입 경계심과 역외의 달러 매수, 주식 역송금 수요 등으로 점진적인 오름세를 나타냈다.

BOJ의 완화정책 발표 이후에는 역내외 롱플레이가 집중되면서 달러화가 급등하며, 1,070원선 부근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날 달러화는 1,052.90원에 저점을, 1,069.8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058.8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 를 합쳐 114억9천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28% 상승한 1,964.43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천73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21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한편,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0.90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63.57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2570달러에 거래됐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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