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 원-위안 직거래에서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한 실거래 물량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실수요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시장 조성에 대한 기대도 강화되고 있다.

원-위안 시장 참가자들은 6일 삼성전자가 주요 기업 중 처음으로 위안화 직거래를 시작하면서 거래량 증가 등 순효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또 일부 국내 증권사 등 자본거래 관련 위안화 직거래 수요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거래 유입과 함께 원-위안 외환(FX) 스와프 거래도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등 원-위안 시장이 지난해 12월 출범 이후 100일을 넘기면서 차츰 깊이를 더해가는 중이다.

◇삼성전자 위안화 실거래 시동…위안화예금도 영향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3월말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위안화 예금 잔액은 총 186억달러로 지난 2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기관투자자들의 기존 위안화 정기예금 만기 도래로 위안화예금 감소 요인일 발생했지만, 지난달에는 특이하게 기업의 위안화 수출입 대금 예치가 증가하면서 예금 잔액에 변동이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지난달부터 원-위안 직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의 위안화 매수 물량이 예금으로 예치된 영향으로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반 이후 원-위안 시장에서 6억달러 내외의 위안화를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대기업 중 처음으로 윈-위안 직거래에 시동을 걸었다.

원-위안 시장 참가자들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일부 증권사의 직거래 물량도 점차 증가하는 등 실수요도 차츰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후강통 관련해 국내 증권사의 실수요 거래도 차츰 유입되고 있다"며 "시장조성자 은행 외 다른 은행도 윈-위안 거래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등 긍정적 시장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의 실거래가 유입되고, 오는 6월 시장조성자 은행 재선정을 놓고 은행간 시장점유율 경쟁도 격화되면서 윈-위안 거래량도 큰 폭 늘었다.

지난 2월 일평균 76억위안(약 12억달러) 가량이던 윈-위안 거래량은 지난달에는 122억위원(약 20억달러) 가량으로 증가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위안화 결제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꾸준하다"며 "차츰 실수요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위안 스와프시장도 준비…시장 깊이 더하기

원-위안 스와프시장 등 실수요를 뒷받침할 여건 조성 움직임도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 등 외환중개사들은 원-위안 스와프 호가를 이론가 배경으로 시험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거래단위 등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한 이후 오는 5월부터는 은행들에 스와프 가격을 받아 본격적으로 호가를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위안화 결제를 시작한 가운데, 실물 거래 확대를 위해 스와프시장 등 자금시장 가격도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기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당국과 은행권이 본격적으로 스와프 거래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스와프시장은 현물환과 달리 별도의 시장조성자 은행 지정 등은 없이 은행 자율로 호가를 제시토록 할 방침이다. 현물환과 달리 스와프의 경우 거래단위가 크고, 포지션 부담도 따르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위안화 스와프를 거래하면 북킹 문제나 중국계은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 이슈 등이 남아 있기는 하다"면서도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 만큼 5월부터는 제한적으로나마 은행이 기업 등 고객에게 호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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