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스페인 재정위기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도 더해지면서 1,140원대로 상승했다.

다만 장막판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이 단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데 따라 1,140원대 초반에서 종가가 형성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7일 전일보다 2.00원 오른 1,14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페인 재정위기 부각으로 유로-달러 환율과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도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면서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세가 유지되고, SK텔레콤 외국인 배당 지급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 등 달러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하면서 달러화를 끌어올렸다.

단기 외환(FX)스와프포인트도 하락하는 등 스와프 시장도 불안감을 노출하면서 달러화 상승 분위기가 강했다.

여기에 장막판 미국에서 북한 핵실험 강행시 정밀 타격도 고려하고 있다는 언급이 전해진 점도 달러 매수 심리를 강화했다.

▲18일 전망 = 딜러들은 달러화가 1,137원에서 1,145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예정된 스페인 국채입찰 결과에 따라 달러화가 방향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딜러들은 증시 조정 등 전반적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힘을 얻은 가운데 스페인 국채입찰마저 부진할 경우 달러화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의 속도조절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북한 리스크 재부각 등 상승재료들이 크게 부각된 상황이라 강하게 레벨을 막지 않는다면 전고점 수준까지는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진단이다.

A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이날 네고 물량도 만만치 않게 나왔지만 역외 매수와 배당금 수요, 공기업 결제 등이 집중됐다"면서 "특히 FX스왑도 단기물이 크게 흔들리면서 롱심리가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국의 개입이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스페인 국채 입찰이 부진할 경우 달러화가 고점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코스피 등 그동안 비교적 단단했던 아시아 지역 증시가 전반적으로 조정 분위기를 보이는 등 위험회피 거래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날 이후 배당금 수요가 마무리되기는 하겠지만, 위험회피 분위기에 따른 롱심리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스페인 국채입찰 결과에 따라 전고점 수준까지는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겠다"면서 "하지만 당국 움직임도 있고, 유로화도 아직은 지지가 되는 등 달러화가 상승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굳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 달러화는 역외 환율이 소폭 하락한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1.50원 하락한 1,137.0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하지만 개장 이후 역외 매수와 배당금 수요 유입 등 매수세가 꾸준히 우위를 보이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오후장에서는 북한 관련 불안감도 부상하면서 상승폭을 더욱 확대해 1,142원선부근까지 올랐다.

하지만 장 막판 당국이 매도개입이 단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데 따라 1,140원대 초반까지 하락해 마감했다.

이날 달러화는 1,136.70원에 저점을, 1,141.90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138.90원에 고시될 예정이며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 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95억5천510만달러로 집계됐다.

서환 마감시각 달러-엔 환율은 80.40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418.53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3105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2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 9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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