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스페인 재정위험과 북한 리스크 불확실성이 확산한 가운데 국내 외화자금시장에서 단기 외환(FX)스와프포인트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단기 스와프포인트을 하락이 ▲풍부한 달러유동성으로 과도하게 상승했던 데 대한 조정▲외은지점의 원화 유동성 잉여▲일부 시중은행의 달러유동성 회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진단하고 있다.

이들은 다만 장기물 스와프포인트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달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거나, 스페인 불안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불안감이 반영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진단했다.

스와프포인트가 추가로 하락하기 보다는 단기적 수급 불일치에 따른 현상이 완화되면 지지력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외화자금시장에서 전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는 +2.35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2월2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9일 +2.70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최근 단기 스와프포인트 하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 중심으로 외화차입이 활발하게 진행됐던 데 따른 조정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A 외국계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감독당국에서 국내 금융권의 외화차입을 독려하면서 풍부해진 달러 유동성이 스와프포인트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면서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추가 외화확보가 주춤해지면서 스와프시장에 셀 앤드 바이로 신규 유입되는 수요가 줄어든 영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라기보다 과도하게 확대됐던 유동성이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1개월물의 경우 풍부한 유동성으로 이론가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던 데 대한 조정이 나오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시중은행발 달러자금 회수가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한 시중은행이 15억달러 규모의 외화차금 상환을 위해 단기 스와프시장에서 운용하던 달러 자금을 일부 회수하면서 일시적으로 달러 공급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해당 은행의 한 관계자는 "스와프시장에서 운영하던 자금을 일부 상환에 사용한 것은 맞다"면서 다만 "스와프시장에 다소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이는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거래인 만큼 주된 요인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외은지점의 여유 원화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일부 은행이 이를 단기 스와프시장에서 운영하면서 가격 하락이 촉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4월들어 은행들의 지급준비금 적수는 꾸준히 잉여 기조를 이어가면 풍부해진 원화유동성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자금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원화 금리하락 등으로 만기도래 채권자금 등의 운용 대상이 마땅치 않아 원화 자금에 여유가 있는 외은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용라인 한계 등으로 콜 시장에서 운영하지 못하는 원화자금을 스와프시장으로 돌리면서 스와프포인트도 다소 하락 압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딜러들은 단기스와프가 이같은 수급 요인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국내 달러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달러 유동성 경색 우려나 대내외 불안심리 확산에 따른 스와프포지션 청산 움직임이 본격화 하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단기물 불안에도 6개월 이상 장기물 스와프포인트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1년 스와프포인트는 전일 +20.30원에 마감되는 등 이번달들어 꾸준히 20원대 거래를 지속했다.

투자심리 불안에 따른 포지션 청산이라면 장기물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장기 스와프 롱포지션은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B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도 2.35원 수준까지 하락한 이후에는 매수세도 탄탄하게 유지되는 등 하락 압력이 완화되는 양상이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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