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외환당국이 엔-원 재정환율에 대해 우려를 표한 영향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2.40원 오른 1,108.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이 뉴욕 금융시장에서 12년 만에 최고치인 124엔대 중반까지 오르는 등 달러 강세 시도가 지속했다.

다만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는 달러-엔이 123엔대 후반에서 추가 상승이 제한되면서 달러화의 상승 압력도 다소 둔화됐다.

역외 차액결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가 약화된 반면 네고 물량은 꾸준히 출회되면서 달러화는 1,100원대 후반에서 상단이 제한됐다.

엔-원 환율이 890원대 중반으로 하락한 가운데, 당국이 우려 목소리를 강화한 점은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이날 "엔-원 재정환율의 변동성이 심하다"고 말했다.

박준서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도 전일 "엔화의 흐름은 모든 경제주체가 우려하고 걱정하는 부분으로, 이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 1,107원선 부근에서는 당국의 스무디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꾸준히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발표된 4월 광공업생산이 전월대비 1.2% 감소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급속도로 확산한 점도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1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102원에서 1,114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이날 나오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결과에 따라 달러화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GDP에 대한 전망치가 마이너스(-)0.9%가량인 가운데, 이보다 호조를 보일 경우 달러-엔이 124엔선 위로 추가 상승하면서 달러화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의 변동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미국 GDP가 호조를 보이면 달러-엔과 달러화의 동반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엔이 반락하는 경우 달러화의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당국 스무딩으로 엔-원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 구두개입성 발언과 금리 인하 기대 강화 등이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했다"며 "미국 GDP가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호조를 보이면 현재의 달러 강세 추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아시아시장에서는 비교적 조용하지만, 런던 및 뉴욕 시장에서는 달러-엔이 반복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여전히 달러 강세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도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달러 강세가 조정을 받으면 낙폭이 가팔라 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고 덧붙였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이 상승한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1.20원 오른 1,107.0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개장 이후 1,107원선 부근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반복했다. 네고 물량이 꾸준히 유입되는 가운데, 역외 매수와 당국 스무딩 추정 물량 등이 하단을 지지했다.

장 후반에는 달러-엔이 반등하면서 숏포지션 청산이 진행돼 상승폭을 소폭 확대해 마감했다.

이날 달러화는 1,106.60원에 저점을, 1,108.6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107.6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74억3천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0.19% 상승한 2,114.80에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2천48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 8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23.87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894.58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48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0.22원 상승한 1위안당 178.65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78.71원에 고점을, 178.41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271억4천500만위안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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