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유독 불안했던 2011년,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인 데 일조한 한.일 및 한.중 통화스와프 확대가 기획재정부가 시행한 정책 중에서 최고정책으로 꼽혔다.

재정부는 지난 26일 출입기자단의 투표를 바탕으로 올해 정책기획과 효과가 우수했던 'MVP',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참신상', 실패의 위험을 안고 과감하게 도입한 '도전상' 등 5개 항목을 우수정책으로 선정했다.

국제금융국이 추진한 통화스와프와 소위 자본유출입 3종세트가 대상인 'MVP'와 '그림자 상'을 각각 차지한 가운데 공공정책국의 고졸 채용확대, 세제실의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과세, 복권위원회의 연금식 복권도입 등이 우수정책으로 뽑혔다.

정책 MVP는 재정부가 일년간 시행한 정책을 국민의 시각에서 되돌아보자는 취지로 올해부터 처음 시행됐으며, 출입기자단의 투표형식으로 결정됐다. 정책을 총괄했던 과에는 부상으로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이 지급됐다.

▲'MVP'로 뽑인 통화스와프 확대= 한.일 및 한.중 통화스와프 확대는 외환시장의 변동성 축소와 국가신용등급 전망 상향조정의 기초가 된 점을 인정받아 기자들이 뽑은 재정부 최고의 정책대상인 'MVP'를 수상했다.

재정부는 한국은행과 함께 지난 10월19일 한-일 통화스와프를 700억달러로 대폭 확대했다. 이는 지난 2008년 맺은 300억달러보다 두배 이상 큰 규모였다.

엔.원 스와프뿐만 아니라 미국 달러를 직접 주고받는 원/엔-달러 스와프도 400억달러를 체결함으로써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로 불안한 흐름을 보이던 외환시장의 빠른 안정을 불러왔다. 한.일 통화스와프가 발표될 당시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3.70원이나 하락했다.

재정부는 또 지난 10월26일 한.중 통화스와프도 당초 260억달러에서 두 배 이상인 560억달러로 확대했다.

통화스와프 확대는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안정은 물론 우리 경제 체력을 한 단계 높이는 촉매제가 됐다. 지난달 신용평가사 피치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하면서 "통화스와프 체결을 통해 유동성과 위기대응 능력이 대폭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도 "통화스와프 확대가 현물환 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며 "대외불안에도 환율 급등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인식을 자리 잡게 했다"고 평가했다.

▲'그림자상'에 자본유출입 3종세트 선정= 국제금융국 외환제도과를 중심으로 진행된 선물환포지션 한도 조정, 외국인 채권투자 원청징수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이른바 '자본유출입 완화방안 3종세트'는 '그림자상'을 수상했다.

그림자상은 일반에 홍보가 활발하지 않았으나, 우리나라 경제체질 개선에 기여한 정책이다. 재정부는 지난 5월 외국계은행 지점과 시중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각각 200%와 40%로 줄이는 등 '3종 세트'를 시장에 안착시킨 바 있다.

이를 통해 은행권의 외화차입 구조를 장기화하는 등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단기외채 문제를 완화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45.7%로 낮아져 지난 2006년 2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총대외채무)도 35.1%까지 떨어져 2002년 1분기의 34.3% 이후 최저를 나타낼 정도로 개선됐다.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체력 및 대외건전성을 한 단계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는 정책들이 기자단이 뽑은 재정부의 주요 정책에 다수 선정된 셈이다.

은성수 재정부 국제국융국장은 "아직 끝나지 않은 유럽 재정위기, 북한 체제변화, 국내외 정치변화 등에 대응해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지키는 방패막 역할을 굳건히 해 달라는 의미로 가슴에 새기겠다"면서 수상의 의미를 되짚었다.

▲'참신'한 고졸채용 확대= 공공정책국 인재경영과가 추진한 공공기관 고졸 채용 확대는 참신상으로 꼽혔다. 창의적인 발상으로 도입한 신선한 정책이란 의미다.

재정부는 2012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내년 공공기관 신규채용의 고졸자 비율을 올해 3.4%(9월 말까지)에서 내년엔 20%까지 늘이고, 내년 성과를 분석해 5년 이내 4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학력 과잉 풍조와 고학력 실업 심화 등이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고졸채용 확대를 통해 진학과 직업 선택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를 꾀했다는 측면에서 가장 아이디어가 빛났던 정책으로 꼽힌 것이다.

이밖에 세제실 재산세제과가 추진한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는 정책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시도한 정책이란 의미에서 기자단으로부터 '도전상'으로, 복권위원회의 연금식 복권도입은 홍보가 뛰어나 다수 국민이 활용한 정책인 '미인상'으로 각각 수상 되는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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