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에도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한 데 따라 1,100원선 아래로 하락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 거래일보다 8.30원 하락한 1,098.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화가 1,100원선 아래에서 종가를 형성한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한 달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작된 달러 강세 조정국면이 이어지면서 달러화가 꾸준히 하락 압력을 받았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상존했으나 유로-달러 환율이 1.14달러 부근까지 상승하는 등 이날 열릴 유로존 긴급정상회의 협상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컸다. 그리스가 긴급정상회의를 앞두고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했다는 소식도 긍정적이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움직임은 지속했지만 코스피는 상승하면서 불안 심리를 줄였다. 국내 건설업체와 중공업체 등의 대규모 해외 수주 소식이 전해진 점도 달러화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23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095원에서 1,105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유로존 긴급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채무 관련 협상에 따라 달러화가 방향성을 달리하겠지만, 기존의 하락세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리스 문제는 파국보다는 지루한 대립 끝에 위기를 넘기는 패턴을 반복해 왔던 만큼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극대화하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A외국계은행 딜러는 "그리스 협상이 결국은 타결될 것이란 기대가 이날 장중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이다"며 "그리스 문제가 절충점을 찾으면 달러 약세 추세에 따라 달러화가 1,090원대 초반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리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위험회피 심리로 달러화가 1,100원대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B시중은행 딜러는 "달러화 1,100원대 결제가 꾸준하게 나오면서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그리스 문제도 타결 기대감이 있지만, 원만하게 해결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아 달러화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시중은행 딜러는 "역외의 롱포지션 처분 움직임이 지속하고 있지만, 수급상으로 달러화의 하락 압력이 큰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포지션 조정에 따른 일시적인 하락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 하락을 반영해 전일보다 3.60원 내린 1,103.50원에 출발했다. 이후 역외 롱처분과 유로-달러의 상승 등에 힘입어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화 1,100원선 부근에서 저점 결제 수요도 꾸준히 유입됐지만, 역외 중심의 롱처분 흐름이 이어지면서 1,090원대로 레벨을 낮춰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달러화는 1,097.50원에 저점을, 1,104.3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099.9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02억2천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0.40% 상승한 2,055.16에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1천17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도 28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22.69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895.66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397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1.17원 하락한 1위안당 177.16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77.87원에 고점을, 176.91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136억8천400만위안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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