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E외국계은행의 트레이딩 헤드는 24일 중국과 미국, 북한 등 위험요인이 중첩되며 달러-원 환율이 1,200원선 턱밑까지 급등한 가운데 국내 업체의 수급 쏠림도 심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 매수 공세를 굽히지 않는 상황에서 업체 쏠림도 심해진 만큼 달러화가 1,200원선을 상향 돌파하면 1,250원 등으로 곧바로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달러화가 단기 급등하면 주식 등 국내 자산에 투자한 외국인의 손절매를 촉발할수 있다며, 당국의 더욱 적극적인 시장관리 의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A외은 트레이딩 헤드는 "국내 외환시장의 고질적인 병폐이기도 한데, 업체의 쏠림도 심각한 수준이다"며 "달러화가 충분히 급등해 여유가 생긴 수출업체들은 좀처럼 네고 물량을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달러화가 하락해봐야 1,170원이고, 급등하면 1,200원 위로도 훌쩍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다려서 나쁠 게 없다는 입장"이라며 "반면 수입업체들은 다급하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외들이 대규모 달러 매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업체 쏠림이 심해지면서 달러화가 급등을 지속하는 국면"이라며 "달러화 1,200원선이 뚫리면 1,250원선 등까지는 곧바로 고점이 열릴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그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은 견조하다고 하지만, 이미 펀더멘털을 따져가며 움직이는 시장은 아니다"이라며 "심리 쏠림에 따른 달러화 상승이 제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적으로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늘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아직 5조원 가량 순매수다"며 "대부분이 달러화 1,100원선 아래에서 들어왔다고 보면 이미 환에서 10% 손실이 났고, 코스피 낙폭도 큰 만큼 스탑로스에 걸리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채권 쪽 자금이야 중앙은행 위주로 일정 부분 손실을 감내하는 투자자라고 하지만, 주식 쪽은 불안감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는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외환당국이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당국이 속도조절만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역외 등의 달러 매수 공격이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달러화 하락기 역외의 대응 방식에서 이미 확인된 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은 당국이 속도조절을 해 줄 때 빨리 빠져나오자는 식의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딜러는 "당국이 특정 레벨을 틀어막으면 외국인이 자금이탈 기회로 활용할 수 있지만, 당국이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면 불안심리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매수세력만 넘치는 상황에서 당국이 일시적으로 레벨을 끌어내려봤자 소용이 없을 수 있고, 개입 이후 레벨을 유지하려면 실탄이 대규모로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어떤 선택을 할지는 당국의 판단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외환시장에서 직접적인 구두개입에 나서지 않은 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선다면 그 이후에는 시장이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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