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주(21~25일) 달러-원 환율은 외환 당국의 본격적인 속도조절에 대한 경계심으로 상승 속도가 둔화될 전망이다.

달러화는 이번주에도 유럽 정치 상황 전개와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에 따라 출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당국의 적극적 대응으로 일방적인 달러 매수심리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물론 그리스 내부에서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는 점도 극심한 불안심리는 제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코스피 등 위험자산의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조정도 감안해야 할 시점이다.

한편23일 열리는 유럽연합(EU) 긴급 정상회담에서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킬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행동 나선 당국..'패닉' 장세에 안전판 역할 = 5월초 이후 달러화의 연이은 상승에도 관망세를 보이던 당국이 주말부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시장의 '패닉'에 가까운 불안심리를 다소 진정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당국은 지난 18일 달러화가 연중 최고치인 1,170선도 넘어서자 비교적 많은 물량을 환시에 쏟아내면서 속도조절에 나섰다. 당국은 이날 10억~15억달러 가량을 매도개입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외화자금시장에서 외환(FX) 스와프포인트가 장기물 위주로 폭락세를 보인 상황에서 단기물 영역 비드를 제공하면서 시장 심리 급랭을 막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원화약세가 물가 불안의 요인의 하나"며 "최근 환율 변동폭이 너무 크다"고 언급하는 등 달러화의 급등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따라 달러화가 추가로 상승해 1,180원선 등 주요 레벨을 위협할 때마다 당국 움직임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심도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험회피 여전..진정 실마리 나오나 = 외환 당국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지만, 달러화 상승세가 곧바로 꺾이기를 기대하기는 대외 여건이 여전히 불안하다.

주말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 등 뉴욕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리스의 EU 탈퇴 가능성을 둘러싼 상반된 보도들이 난무하는 등 그리스의 앞으로 행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인 만큼 위험회피 심리가 쉽게 수그러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말 숏커버 등으로 반등에 성공한 유로-달러가 재차 급락하거나 뉴욕 증시 흐름을 이어가며 코스피가 추가 하락하면 달러화도 재상승이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주말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등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 원칙을 재확인 한 점은 불안심리를 다소 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G8 정상들은 20일 열린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가 자신들의 책임을 존중하면서 유로존에 남아있는 것이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G8이 또 그동안 강조해온 긴축 일변도에서 벗어나 경제회복을 위해 '성장'의 중요성에도 공감하면서 최근 변화된 정치지형을 반영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여론조사업체 마크/알파가 지난 15~17일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서 구제금융 조건 이행을 약속한 신민당이 26.1%의 득표율로 제1당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그리스 내부에서도 유로존 탈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형성되고 있는 점도 시장의 불안심리를 다소 진정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23일 EU 정상회의에 초점..中 경기도 주목 = 이번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그리스 문제 해결 방안은 물론 성장과 긴축을 둘러싸고 의견차이를 보이는 독일과 프랑스가 얼마나 진전된 합의를 해 낼 수 있을지에 따라 금융시장의 향배도 달리할 수 있다.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3일의 EU 회동에서 성장을 위한 모든 방안을 얘기할 것"이라면서 "유로채권을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독일과 프랑스의 유로존 안정ㆍ성장 방안에 관한 갈등설에 대해 "양국은 다른 위치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상황이 안갯속이 가운데 오는 24일 나오는 중국의 HSBC PMI 결과도 관심사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또 한 번 확인된다면 금융시장의 충격이 가중될 수 있다.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 이번주 국내에서는 발표되는 지표들이 많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최근 외채 동향 및 평가'를 내놓는다.

한국은행은 같은 날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를 발표하고, 25일 5월 소비자동향지수를 내놓는다.

이번주 미국에서는 주택시장 지표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22일 4월 기존주택판매가 나오고 23일에는 신규주택판매 지표가 발표된다. 기준주택판매와 신규주택판매는 모두 전월보다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24일에는 4월 내구재 수주가 발표되고, 25일에는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가 나올 예정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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