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미국 금리 인상 지연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로 1,190원대로 하락했지만, 외국인 채권자금 역송금에 낙폭이 제한됐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4.70원 하락한 1,197.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금리 인상 지연 기대가 강화되면서 달러화가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1,180원대 초반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달러-위안(CNY) 거래 기준환율을 큰 폭 낮추는 등 위안화 절하 우려도 완화됐다.

달러화 하락 요인이 부상했지만, 외국인이 대규모 채권 순매도에 나서며 낙폭이 축소됐다. 프랭클린템플턴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1조5천억원 가량 국내 채권을 순매도했다. 해당 채권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도 12억~13억달러 가량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달러화가 빠르게 낙폭을 줄였다.

◇11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185원에서 1,205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환시가 오는 10일까지 휴장하는 가운데, 이 기간 미국 1월 고용지표 발표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설, 중국 1월 외환보유액발표 등이 대기 중이다.

딜러들은 이벤트 결과에 따라 달러화가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들은 다만 채권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달러 약세 분위기가 반영되며 달러화가 반락할 수 있다고 봤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채권 역송금 추정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다른 통화에 비해 달러화의 반등 폭이 컸다"며 "장 마감 이후 소폭 되밀렸는데, 글로벌한 달러 롱포지션의 언와인딩을 감안하면 달러화가 하락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고용지표 등 이벤트 결과에 따라 달러화의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며 "채권자금의 향배를 봐야 하겠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되면 국내로 자금이 되돌아올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통상 연휴 기간 달러화가 상승한 적이 많았던 만큼 숏대응도 위험하다"며 "하지만 전반적인 달러 약세 추세가 달러화의 추가 상승은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C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채권 자금의 추가 유출 가능성과 유동성이 부족한 연휴 기간 역외시장 여건 등을 감암하면 달러화 반락시 매수 심리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이 큰 폭 하락한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10.30원 급락한 1,191.8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초반 1,190원선을 밑돌기도 했지만, 당국의 스무딩 경계감 등으로 지지력을 유지했다.

개장가 수준에서 등락하던 달러화는 채권 역송금 자금이 집중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반등했다.

달러화는 오후 장에서도 채권 관련 자금이 지속 유입되면서 추가 상승해 1,190원대 후반까지 올라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달러화는 1,189.50원에 저점을 1,198.7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195.1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24억7천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8% 상승한 1,917.79포인트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6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 9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6.87엔을,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24.64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187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0.36원 상승한 1위안당 182.09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82.24원에 고점을, 180.99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102억6천600만위안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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