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에도 이주열 총재가 향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데 따라 1,170원대로 올랐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8.80원 오른 1,171.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금리 인하 소수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금통위 이후 달러화는 만장일치 동결에 따른 실망감으로 장중 상승폭을 줄이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장후반 재차 반등하며 1,170원선을 회복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수준"이라면서도 "과거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도 현재의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고, 완화적이라고 했다"며 향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이 총재가 6월 등 단기간 내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힌트를 주지는 않으면서 상승 압력은 제한됐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 정상화 속도가 시장이 예상하지 않는 수준일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는 등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 점도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중국 달러-위안(CNH)이 기준환율보다 큰 폭 높은 수준인 6.55위안선 내외에서 등락하는 등 아시아통화 약세 압력도 재부상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가 지속하면서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16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168원에서 1,175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국내 금리 인하 기대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데다, 달러 강세가 재차 전개되는 데 따른 달러화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중국 위안화가 약세 기조를 지속하는 점도 아시아통화의 동반 약세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 역외 위안화 환율이 역내외 큰 폭으로 괴리되는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며 "최근 역외의 꾸준한 달러 매수 배경도 중국쪽 리스크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6~7월 중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달러화에 미칠 영향이 크지는 않겠지만, 달러화가 쉽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롱텀 펀드들도 달러 매수를 지속하는 등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명확한 불안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라 상승 탄력에 확신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상승 우위쪽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C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금통위가 딱히 비둘기파적이지도 않았지만 역외 중심의달러 매수세는 꾸준하다"며 "달러화 1,175원선 부근은 저항력이 강할 것으로 보지만, 해당 레벨이 돌파되면 1,180원선 테스트도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 상승을 반영해 전일보다 6.40원 오른 1,169.0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초반 금통위를 앞둔 경계심으로 1,170원대로 올랐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고 만장일치가 확인되자 달러화는 빠르게 반락하며 1,160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일부 역외의 롱처분 물량도 가세하면서 달러화 반락폭을 키웠다.

달러화는 하지만 이 총재가 완화적인 금리도 더 완화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면서 차츰 반등했다.

역외 매수에 결제도 더해지면서 달러화는 1,170원선 위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달러화는 1,165.80원에 저점을 1,172.6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169.4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76억4천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53% 하락한 1,966.99포인트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천43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1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8.75엔을,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76.95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374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1.13원 상승한 1위안당 179.02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79.06원에 고점을, 178.04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107억1천만위안을 나타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