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기준금리 인하 주장 등에 영향을 받아 1,190원대로 급등했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9.80원 급등한 1,192.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KDI는 이날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6%로 낮추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향후 구조조정 본격화하면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면서 "금리 인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채선물 가격이 급등하는 국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재부상하자 달러 매수 심리도 살아났다.

대외 여건도 달러화 상승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글랜 스티븐슨 호주중앙은행 총재의 물가 상승률 우려 발언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의 구두개입성 발언, 중국 인민은행(PBOC)의 위안화 절하 고시 등 달러화 상승 재료들이 복합적으로 불거졌다.

싱가포르달러와 호주달러 등 주요 통화들이 장중 약세 폭을 키우면서 달러화도 꾸준히 상승 압력을 받았다.

코스피와 상하이종합지수 등 국내외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강화됐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재차 달러를 사들인 가운데, 은행권도 숏커버 및 롱플레이에 나서면서 달러화는 1,190원선을 넘어섰다.

달러화 1,192원선 부근에서는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이 나온 것으로 추정되면서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25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185원에서 1,197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미국의 6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내 금리 인하 기대도 가세하면서 롱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역외가 롱플레이를 재개한 점도 달러화의 상승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가 비교적 큰 폭 올랐지만, 1,200원선을 앞둔 조심스러운 장세가 이어지는 중이라고 본다"며 "상승 시도를 지속하겠지만, 1,200원선이 쉽게 뚫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일부 역외의 롱스탑도 나왔지만, 대형 기관들은 꾸준히 달러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며 "중국 경기 우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국내 금리 인하 기대 등 핵심 달러화 상승 요인에 변화가 없는 만큼 역외 중심의 달러 매수가 지속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당국 개입도 강하지는 않아서 달러화가 1,200원선을 일시적으로 넘어서는 상황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C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가 1,190원선을 넘어서자 추가 상승을 기대한 롱플레이도 강화되는 것 같다"며 "달러화가 뉴욕 시장에서 1,190원선 아래로 재차 떨어진다면 기존의 레인지 장세를 지속하겠지만, 추가로 상승한다면 1,200원선 공방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 상승을 반영해 전일보다 1.20원 오른 1,184.1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초반 은행권 숏플레이 등으로 상승폭을 줄이는 듯했지만, 역외 매수가 유입되면서 차츰 반등했다.

역외 매수로 은행권 숏커버도 촉발되면서 1,190원선 부근으로 오른 달러화는 KDI의 금리 인하 주장 등으로 추가 상승해 저항선을 상향 돌파했다.

달러화 1,192원선 부근에서는 당국 스무딩 추정 물량이 유입됐지만, 장후반 역송금 수요 등도 가세하면서 1,193원선 부근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달러화는 1,183.50원에 저점을 1,192.7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188.6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80억6천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0% 하락한 1,937.68포인트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9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33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9.26엔을,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91.62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213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1.39원 상승한 1위안당 181.72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81.73원에 고점을, 180.29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162억3천900만위안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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