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내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수수료 인하 악재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내면서 선방했지만, 감원 등 긴축 경영의 고삐를 죈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어려워진 경영 여건에 구조조정으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됐다.

17일 국내 7개 전업계 카드사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대부분의 카드사가 직원 수를 줄였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실시된 희망퇴직 등으로 정규직 위주로 감원이 단행됐다.

신한카드 직원은 지난해 말 3천151명(기간제 근로자 포함)에서 올해 6월 말에는 2천928명으로 200명 이상 감소했다. 정규직 근로자가 2천755명에서 2천603명으로 150명가량 줄었다. 기간제 근로자도 396명에서 325명으로 줄었다.

삼성카드 직원도 지난해 2천387명에서 올해 상반기는 2천270명으로 100명 정도 감소했다. 기간제 근로자 수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던 가운데, 정규직 직원 중심으로 감원이 단행됐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했다.

롯데카드는 총 직원이 1천628명이던 데서 1천596명으로 소폭 줄었다. 하나카드는 831명에서 785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직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 직원은 지난해 말 2천929에서 올해 6월말에는 2천466명으로 500명가량 급감했다. 기간제 근로자가 1천390명에서 923명으로 감원 인력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대카드는 다만 인력 구조조정이 아니라 지난 2014년 파견직 근로자를 대거 기간제 근로자로 전환한 이후 올해 상반기에 계약 만료가 집중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상담원 등 파견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전환됐던 직원의 계약 만기가 집중된 영향"이라며 "감원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재채용을 통해 보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카드사는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직원 수를 소폭 늘리거나 유지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말 517명에서 올해 상반기 537명으로 직원 수를 소폭 늘렸고,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직원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각각 전년 동기비 19.5%와 9.2% 감소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악재에도 비교적 양호한 순이익을 거뒀다. BC카드를 포함한 국내 주요 8개 카드사의 순이익은 총 1조496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86억원 가량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다수 카드사가 감원을 비롯한 긴축 경영으로 수익률 방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향후 경영 여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했지만, 비용절감 노력 등으로 그나마 방어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카드 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드는 등 카드업계 상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체들이 당장은 비용 절감 측면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올해 전체 실적이 나와봐야지 신규 채용 등 향후 사업계획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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