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 가계부채 증가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대출 다잡기가 최대 관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지난 3월 각종 가계대출 억제방안을 발표한 이후 저축은행과 보험사 등의 대출이 대폭 줄었지만, 새마을금고의 대출은 여전히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새마을금고의 경우 금융당국의 감독권에서 벗어나 있어 직접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한 대상으로 꼽힌다.

◇3월 이후 저축銀·보험·여전사 가계대출 '뚝'

21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2금융권의 지난 1.4분기 가계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폭이 컸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 분기에 총 9조3천억원 증가하며 지난해 1.4분기의 8조원 증가를 넘어섰다.

다만 금융위원회 등 당국이 3월 초에 충당금 조건 강화 등 2금융권 대출 억제 정책을 집중적으로 발표한 이후에는 증가 속도가 확연히 떨어졌다.

2금융권의 3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3월 3조3천억원 증가했던 것에 비해 증가 폭이 줄었다.

특히 보험과 저축은행 등에서는 3월부터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금융당국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상한선을 제시하고, 올해 2.4분기부터 곧바로 고위험 대출에 대한 충당금 추가 적립 규정을 적용키로 하는 등 강한 압박에 나서자 선제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권 가계대출의 경우 지난 1월에 4천억원, 2월 1조원이 증가했지만, 3월에는 1천억원 감소했다. 3월 대출이 줄면서 1.4분기 기준 보험권 가계대출은 1조3천억원이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저축은행도 1월 6천억원, 2월 5천억원 가계대출을 늘렸던 데서 3월에는 증가규모가 1천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1.4분기 대출 증가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천억원 가량 작았다.

카드 등 여전사도 1월 1천억원, 2월 5천억원 대출이 늘었던 데서 3월에는 4천억원으로 증가 규모가 다소 줄었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국의 규제 강화 방침 이후 마케팅을 줄이는 방식으로 신규 대출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호금융 대출 지속 증가…새마을금고 관건

저축은행과 보험 및 여전 등 다른 2금융권의 대출 증가 폭이 가시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새마을금고 중심의 상호금융권은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 분기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5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1.4분기 4조2천억원보다 1조6천억원 가량 더 늘었다.

특히 새마을금고는 가계대출이 2조5천억원 늘어 지난해 1.4분기 증가액 1조3천억원의 두 배가량을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상호금융 가계대출 증가액의 대부분을 새마을금고가 차지한 셈이다.

이에따라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함께 이번 달부터 신규 집단대출 취급을 중단키로 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새마을금고의 대출 증가 속도가 정책 목표대로 억제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자치부의 지휘를 받는 기관으로 금융당국이 직접적인 감독을 수행할 수 없다.

신규 집단대출 금지도 강제 사항은 아니라 권고 사안이다. 일선 금고가 이를 취급해도 금융당국이나 감독원을 가진 행자부 등에서 직접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제한적이다.

여기에 기존에 승인된 집단대출의 경우 지속해서 대출이 집행되면서 대출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게 되어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경우 현실적으로 다른 금융기관처럼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서 대출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승인된 집단대출이 집행되면서 전체 대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4월 이후 현재까지 신규 집단대출을 취급한 사례는 없는 등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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