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현대카드는 국내외 금리 상승 등으로 조달시장이 악화하는 상황을 복합금리채권 등 새로운 구조의 상품을 통해 돌파할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최근 국내에서는 최초로 변동금리부채권(FRN)과 고정금리채권을 혼합한 복합금리구조의 채권을 내놓으면서 어려워진 조달시장 여건에 대응 중이다. 장기 CP 등 대체 유동성 조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카드는 17일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 등으로 장기물 채권 발행이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복합금리채권 등 신상품에 집중해 장기 조달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조달 만기 장기화…해외 조달도 확대

현대카드는 상반기 카드채 평균 잔존만기가 지난해보다 더 줄어드는 등 차입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초 GE캐피털이 보유했던 지분 중 19%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인 현대커머셜이 인수하는 등 지배구조 변경 우려가 다소 완화했지만, 금융지주 계열보다 기업계 카드사에 적용되는 디스카운트도 크게 해소되지는 않았다.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총 9천850억 원의 카드채를 발행했다. 다만 이 기간 만기 도래 채권이 1조6천700억 원가량으로 7천억 원 정도가 순 상환됐다.

이 기간 3년물 기준 현대카드 카드채의 민평 금리는 1.92%에서 2.09% 사이에서 주로 움직였다. 평균 금리는 약. 2.0%로 지난해의 1.81%보다 19베이시스포인트(bp) 가량 악화했다.

상반기 국고채 대비 현대카드 카드채(3년물 기준) 스프레드는 27.7bp에서 36.5bp 사이에서 등락했다. 같은 등급(AA+) 카드채 전체의 스프레드보다 소폭 확대된 기존의 흐름에 큰 변화가 없었다.

카드채의 평균 잔존만기는 상반기 말 기준 1.36년가량으로 지난해 말 1.38년보다 더 줄어들었다. 2015년 말 1.52년이던 데서 갈수록 카드채 잔여 만기가 짧아졌다.

현대카드는 이에 따라 국내에 발행된 적이 없는 새로운 복합금리 상품을 내놓는 등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현대카드는 지난 5월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면서 최초 3년은 CD금리에 연동된 변동금리를 제공하고, 3년 이후 2년간은 당시 시점의 현대카드 2년물 민평 금리를 제공하는 새로운 복합금리 상품을 내놨다.

이후 변동금리 3년+고정금리 2년 상품이나, 발행 2~3년 후 해당 시점의 민평 금리를 제공하는 고정+고정금리 상품 등 다양한 구조의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3년물 장기 CP를 통한 차입도 늘렸다. 현대카드의 CP 잔액은 지난해 말 8천900억 원이던 데서 올해 상반기는 1조4천200억 원까지 늘었다.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통한 조달도 확대했다. 현대카드는 상반기 3억 달러의 해외 ABS를 순발행해 잔액이 11억5천만 달러로 증가했다.

◇신상품·장기 CP로 대응…만기 위험 분산

현대카드는 앞으로도 일반 카드채의 장기물 매출은 여의치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용등급 AA-이하 은행계 여전사에 수요 쏠림 현상 및 은행채 및 공사채 발행 규모 확대로 발행여건이 악화했다"라며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 및 연말효과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기대로 관망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며, 4분기 미국 금리 선반영 이후 채권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내놓은 새로운 구조의 장기채권과 3년물 장기 CP 등으로 조달 만기 장기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 이표채에 대한 투자수요의 부담 대비 우리는 3년 이상의 장기 수요가 필요하다"며 "채권가격이 금리 상승에 하락하지 않고 상승할 수 있는 복합금리 상품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5월 처음으로 해당 상품을 내놓은 이후 8월 현재까지 유사 채권을 5천억 원가량 매출하며 자신감이 붙은 상황이다.

현대카드는 또 3년 이상 장기 CP 등 대체조달 수단도 적극적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매월 2천억 원 수준의 3년 이상 장기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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