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삼성카드는 8월까지 1조 원 이상의 카드채를 순발행하는 등 적극적인 채권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장기물 조달을 위해 시장가보다 큰 폭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발행 만기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삼성카드는 18일 향후에도 장기물 위주의 발행을 통해 차입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차입 잔존만기 단기화…CP 의존도 여전

삼성카드는 상반기 카드채 순발행 규모를 대폭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조달에 나서고 있다.

특히 카드채 잔존 만기가 단기화되는 데 대응해 고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장기물 발행에 집중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1조2천700 원의 카드채를 발행했다. 여기에 7~8월 8천200억 원을 추가 발행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이후 8월 현재까지 만기 상환액이 6천700억 원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1조4천억 원 이상 순발행이다. 이 기간 순발행 규모는 국내 카드사 중 최고 수준이다.

이 기간 3년물 기준 삼성카드 카드채의 민평 금리는 1.94%에서 2.1% 사이에서 주로 움직였다. 평균 금리는 약. 2.01%로 지난해의 1.82%보다 19베이시스포인트(bp) 가량 악화했다.

상반기 국고채 대비 삼성카드 카드채(3년물 기준) 스프레드는 28.8bp에서 38bp 사이에서 등락했다. 같은 등급(AA+) 카드채 전체의 스프레드보다 소폭 확대된 기존의 흐름에 변화가 없었다.

카드채의 평균 잔존만기는 상반기 말 기준 2.27년으로 지난해 말 2.38년보다 줄어들었다.

지난해 크게 높아진 장기 CP 의존도도 변화가 없었다. 상반기 삼성카드의 CP잔액은 1조 원가량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카드채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조 원가량을 CP로 조달했던 바 있다.

해외에서는 상반기 3억 달러 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차환용도 성격으로 상반기 말 기준 해외 ABS 잔액은 2조3천억 원을 기록했다.

◇고금리 감수로 돌파…지배구조 불안 여전

삼성카드는 이에 따라 시장 가격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등 공격적으로 조달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장기물 카드채에 대한 시장 수요가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평보다 8bp 이상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등 고금리를 감수하며 장기물을 발행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같은 신용등급의 신한카드나 국민카드, 현대카드 등이 민평 수준 발행을 고수하는 것과는 차별화된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 물론 국내도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금리가 꾸준히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라며 "지금 금리를 조금 더 주더라도 차입을 장기화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도 "장기물 위주의 발행을 통해 차입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다만 고질적인 지배구조 변경에 대한 불안과 기업계 카드사에 대한 디스카운트, 정부 규제에 따른 수익 기반 악화 등은 여전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삼성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잠정 중단했지만,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는 등 그룹 차원 지배구조에 변화가 진행되는 중이다. 특검이 12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한 가운데, 이번 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첫 판결도 나올 예정이다.

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삼성 계열사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카드 주가는 지난해 말 3만9천700원에서 지난 14일 3만8천650원으로 오히려 하락하며, 대세 상승 장에서 소외됐다.

다만 최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지난해보다 15% 많은 2천13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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