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저물가 현상을 두고 믿음 탓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믿으면 살고 믿지 않으면 죽음을 맞게 되는 동화 피터 팬의 요정 '팅커벨'처럼 연준이 팅커벨 경제학을 설파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캐롤라인 바움 칼럼니스트는 19일(미국시간) 마켓워치 기고에서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인지 의문이라며 고용 호조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완전 고용을 달성하면 임금과 물가가 뛰는 것은 만고 불변의 진리인데 실업률이 떨어지는데도 물가도 떨어지는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며 경제학자들이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바움 칼럼니스트는 설명했다.

그는 경쟁 심화와 로봇의 노동력 대체 등이 저임금과 저물가의 원인으로 종종 지목된다며 연준은 2014년 6월부터 유가가 떨어졌는데도 유가 하락을 저물가의 핑곗거리로 삼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바움 칼럼니스트는 더 어리석은 설명도 있다며 고임금 베이비 부머들이 은퇴한 자리를 숙련도가 낮은 저임금 노동자가 채우고 있기 때문이란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숙한 노동자인 경우 생산성이 떨어지므로 더 많은 고용이 필요해 사실상 노동 비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바움 칼럼니스트는 지난 3년여 동안 향후 10년 동안의 물가 상승률 예상치가 2%를 밑돌았다며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점은 저물가의 원인으로 꼽기에 가장 그럴듯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를 기반으로 1923년 독일에서 발생한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같은 상태를 물가에 대한 믿음으로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경제학 전반에 대한 도전인 셈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바움 칼럼니스트는 연준이 믿음의 부족으로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근원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서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두고 팅커벨 경제학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연준이 팅커벨을 살릴 때처럼 사람들에게 물가 상승에 대한 믿음을 강요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어 바움 칼럼니스트는 8월 물가 상승세 회복으로 연준이 오는 12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대감은 58%로 뛰었다며 12월은 아직 요원한데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의 여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좋은 명분이라며 이번 주에는 대차대조표 규모 축소와 관련한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했다.

바움 칼럼니스트는 연준 관계자들의 경제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도 주목된다며 지난 6월 자료에서 연준은 올해 금리를 한 번 더 올리고 2018년과 2019년에는 세 번씩 인상할 것임을 시사했는데 만약 동의한다면 믿음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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