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우리은행이 주도하는 사모펀드(PEF)에 인수되는 아주캐피탈 채권이 회사채 시장에서 '귀한 몸'으로 변신했다.

우리은행 계열 편입이 유력한 만큼 그동안 자산 감소와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조달시장에서 곤욕을 치렀던 상황이 단숨에 반전됐다.

2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아주산업은 신생 PEF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이달 말 아주캐피탈을 3천100억원에 매각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 인수를 위해 꾸린 특수목적법인(SPC)에 1천억원을 투자한다.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아주캐피탈의 강세가 확연하다.

아주캐피탈이 지난 9일 발행한 2년 만기 채권(아주캐피탈 334)는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8베이시스포인트(bp) 낮은 금리에 발행됐다.

지난달 25일 발행한 2년 만기 채권(아주캐피탈 333) 금리는 민평보다 5bp 낮게 결정됐다.

같은 날 발행된 동일 신용등급(A)의 애큐온캐피탈이 발행한 2년 만기 채권의 금리가 민평대비 1b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 것에 비하면 큰 폭 강세다.

또 지난 4월 등 앞서 만기가 1년6개월물 등 만기가 더 짧은 채권을 발행하면서도 주로 민평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됐던 것과 비교해서도 발행금리가 대폭 개선됐다.

유통시장에서도 아주캐피탈 채권의 강세 현상이 뚜렷하다. 아주캐피탈 334는 지난 15일 유통시장에서 만 평보다 19bp 이상 낮은 수준에 거래가 체결됐다.

이날은 지난해 말 발행된 1년6개월물 아주캐피탈320-1의 경우 지난 4월에는 민평 수준에서 거래가 있었지만, 이날은 민평대비 10bp 낮은 수준까지 금리가 떨어졌다.

국내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아주캐피탈 채권은 현재 매물이 없어서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신용등급 상승 기대도 있어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주캐피탈에서도 필요한 자금 이상으로 발행을 확대하려는 것 같지는 않다"며 "제한적 발행 물량도 기존 거래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곳 위주로 배정하려는 스탠스"라고 덧붙였다.

아주캐피탈은 그동안 KB캐피탈이나 JB우리캐피탈 등 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사들이 낮은 조달금리를 바탕으로 신차 할부시장을 잠식하는 데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다.

현대캐피탈에 이어 자산 규모 2~3위를 다투던 데서 올해 3월말 기준으로는 6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에는 매각 작업이 무산된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조달시장에서도 주로 1년 미만의 단기 채권 발행 등으로 근근이 버텨왔다.

하지만 우리은행 편입이 가시화하면서 조달여건 개선은 물론 향후 시장 경쟁력 탈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신용등급 상향 조정도 가시화했다.

국내 신용평가사의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 평가는 최종 매각 구조에서 우리은행의 관여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한 후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등급 강등의 중요 이유가 조달여건 악화였던 만큼 개선되고 있는 조달 경쟁력 등은 등급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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