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가 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 매입키로 결정하면서 달러-원 환율도 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당장 환율이 1,120원대 후반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할 것으로 추정됐다.

7일 외환시장 딜러들은 ECB의 적극적인 조치에도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1,120원대 후반 레벨에서 이탈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 등으로 위험투자 심리가 명확해진다면 달러화가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겠지만, 추세를 확인하기 이전까지 시장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숏플레이에 가담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딜러들은 ECB 조치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포지션 부담 및 대내외 금리차 축소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원화자산 랠리가 제한되면서 달러화도 추가 하락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다만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조치가 당초 우려와 달리 시장의 실망감을 자극하기보다는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유지해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ECB의 국채 무제한 매입 등이 전혀 예상되지 못한 것은 아니나, 적극적인 위기 해결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유로존 관련 불안감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장 달러화가 크게 하락하지는 못하겠지만, 향후 위험투자 추세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날 발표되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다음 주부터는 위험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화 하락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딜러들은 이날 달러화는 1,128원선 부근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유지한 채 큰 하락세를 보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증시의 큰 폭 상승에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환율이 1,129원선 부근에서 추가 하락이 제한된 점도 달러화의 강한 하방경직성에 대한 시각이 반영된 것이란 진단이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가 1,120원대로 진입해 시작하겠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추가적인 숏플레이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면서 "수출업체들이 적극적인 추격 매도에 나서지 않는 이상 1,120원대에서는 결제들이 우위를 점하면서 오후 장에서 달러화가 재차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C시중은행의 한 딜러도 "이미 시장이 숏포지션으로 이월된 것으로 보이는 데다 최근 수출 부진에 따른 수급상 네고 부진을 고려하면 달러화는 1,128원에서 1,131원선 사이에서 주로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잇따른 신용등급 상향과 유로존 위기 진화 등을 고려하면 달러화는 점진적으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출 악화에 따른 당국의 달러화 하단 지지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도 있어 하락 속도가 제한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D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단적으로 역외 환율 움직임이 호재 발생에도 달러화가 크게 하락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1,120원대로 들어가더라도 안착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E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위험투자 심리가 회복되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환율은 하락폭이 크지 않은 느낌이다"면서 "미국 고용 호조에 따른 3차 양적완화(QE3) 기대 약화와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우려 등을 감안하면 달러화가 1,130원선 주변에서 크게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딜러들은 ECB의 조치가 호재이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도 달러화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내놨다.

C은행의 같은 딜러는 "무디스의 등급 상승 등 최근 잇달아 호재가 나오고 있는 데도 달러화가 이렇다 할 하락세를 보이지 못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 유입이 필요한데, 최근 증시나 국채 시장의 외국인 비중을 고려하면 이들의 원화자산의 추가 매입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지션 부담에다 최근 선진국과의 금리차 축소로 원화자산에 대한 매력도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증시나 채권시장으로의 추가 자본 유입이 제한되면서 달러화는 하락보다 오히려 상승 쪽으로 방향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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