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신용카드사 및 캐피탈사에 대한 규제 강화 등 악재 속에서도 올해 여신전문금융사의 채권 발행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호황을 누렸다.

카드채 및 캐피탈채 스프레드도 국내외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등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상대적인 고금리인 여전채에 대한 연기금 등의 수요가 꾸준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캐피탈 발행규모 역대 최대…순발행도 '쑥'

29일 여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카드채는 총 17조 원가량 발행됐다. 종전 최대 규모인 2011년의 14조 원보다 3조 원 많은 규모다.

카드채 순발행 규모는 약 5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최대치다.

금리 상승기임에도 카드사들이 내년 등 향후 금리의 추가 상승에 대비해 자금 선조 달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던 셈이다.

캐피탈채는 더 극적인 호황을 누렸다. 최근 수년간 경쟁 심화에 따른 업황 부진 리스크 등으로 자본시장에서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캐피탈사들은 올해 모처럼 활발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올해 캐피탈사의 총 회사채 발행액은 32조 원에 달했다. 지난해 23조 원보다 9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캐피탈채 순발행액은 11조 원에 육박했다. 캐피탈채 총 발행액과 순발행액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신용등급 AA+ 카드채의 경우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도 27베이시스포인트(bp)에서 46bp 사이에서 등락했다. 지난해 26에서 49bp 사이 변동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조달금리 수준 자체가 상승하기는 했지만, 조달시장의 경색은 발생하지 않았다.

캐피탈채의 경우는 신용등급 A+ 채권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133bp에서 146bp 사이에서 움직였다. 지난해 121bp에서 148bp 사이에서 등락했던 것과 비교에 다소 확대되기는 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정부가 영세 및 중소가맹점 범위를 확대하고 대출 증가율을 억제하는 등 여전 업계에 악재가 쏟아졌지만, 시장에서 자금 조달은 여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셈이다.

◇내년 전망도 '양호'…금리 올라도 자금경색 우려↓

여전채의 내년 시장 전망도 나쁘지는 않다. 국내외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기는 하겠지만, 재료가 노출된 데다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급격한 시장의 경색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오히려 정책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예상치 못한 급등락보다는 완만한 금리 상승 흐름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사들은 대부분 내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1회에 그치며 시장 금리의 상승 폭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내년 카드 및 캐피탈의 산업위험이 올해와 유사하거나 오히려 개선될 것으로 봤다.

금리 인상과 각종 규제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할 수는 있겠지만, 충당금 적립 강화 등으로 건전성은 오히려 개선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황철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 2실장은 "지속적인 이익누적에 바탕을 둔 자본 적정성 제고 추세 등의 긍정적 측면을 고려해 단기적 산업 위험 뷰를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수급상으로도 여전채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캐리 목적으로 상대적 고금리 채권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또 내년부터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A등급 등 고금리 회사채의 수요 기반도 강화될 수 있다.

한화증권은 내년 카드채와 캐피탈채 발행규모가 각각 18조 원과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발행규모와 유사하거나 소폭 증가한 수준으로 순발행 기조가 지속할 것"이라며 "금리 상승 부담에도 경기회복에 따른 자금수요와 고금리 크레딧 채권에 대한 투자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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