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른 내리막을 걷고 있어 하락 원인에 이목이 쏠린다고 CNBC가 3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두 번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최근 금리 하락의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며 낙폭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멕시코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한 것이 금리 하락을 부추겼으므로 미국이 교역 상대국과 빚고 있는 갈등이 금리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란 게 매체의 설명이다.

실제로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에 회의적인 입장이었으나 멕시코 관세 부과 계획이 발표된 지난달 30일을 기점으로 인하 전망을 내놓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달 중순께 2.4% 수준이었으나 이날 2.0%대로 추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對)멕시코 관세 부과가 시장을 공포에 빠트린 결과로 풀이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마크 카바나 금리 전략 헤드는 "냉정함이 무역 갈등을 지배할 것이란 가정이 빗나갔다"며 "관세를 부과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세 부과가 나쁜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며 당장 채권 금리만 봐도 트럼프 대통령이 원치 않는 결과가 아니라고 그는 설명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동향>

매체는 국채 10년물 금리가 2%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일고 있다며 JP모건은 올해 말 예상치를 1.75%로 낮춰 잡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월가는 금리 전망치를 3% 이상으로 제시했고 5월 초에는 2.55% 수준으로 추산했다.

연준이 올해 금리를 두 번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기반을 둔 조정이라며 바클레이즈도 연준이 올해에만 금리를 두 번 내릴 것이란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매체는 전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채 10년물 금리가 1.85~1.90%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미국의 성장세와 물가 전망, 연준 정책 예상 등이 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멕시코에 대한 관세 공세가 무역과 관련이 없는 이민 문제와 엮여 있다는 점이 상황을 한층 더 공포스럽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카바나 헤드는 관세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여겨지고 있다며 견제받지 않는 정책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은 시장이 이례적인 불확실성의 시기를 내다보고 있다며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주식 시장보다 크다고 언급했다.

매체는 곧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조만간 금리 인하 결정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카고 연은 주최 행사에서 연설하고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이 CNBC 방송에 출연한다며 시장이 이들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허 디렉터는 겁먹은 채권 시장이 지난 한 주 동안 연내 57bp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했다며 연준이 시장 움직임을 핑계 삼아 금리를 인하하려면 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며 10년물 금리가 2%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추락한 증시 구조에 나설 경우 주가가 3~4% 급등하고 10년물 금리가 10~15bp 상승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불허한 인물이므로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슈마허 디렉터는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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