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이달 말까지 1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설 계획이었던 MG손해보험이 상황의 시급성과 투자자 확보 여력 등을 고려해 자본확충 방식에 변화를 가한다.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투입하려던 기존 계획을 고수하기보다는 최대한 빠른 시점에 가능한 수준의 증자를 우선 단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3일 "JC파트너스 측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조만간 일부라도 먼저 증자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자본확충 규모 등 큰 틀은 기존 계획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상황의 시급성과 투자자 등을 고려해 유증 방식에는 일부 변화를 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업계에서는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의 협조 없이 1천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긴 쉽지 않은 만큼 자금조달 부담을 분산하기 위해서는 단계적 증자를 고려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앞서 MG손보는 올해 1분기 말 지급여력(RBC)비율이 103.5%까지 떨어지자 2분기 중 유상증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 확보 등 세부 사항을 확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본확충 데드라인은 한 달씩 세 차례 밀려 결국 3분기 말로 연장됐다.

문제는 최근 확정된 2분기 RBC비율이 보험업법에서 정한 기준인 100%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자본확충이 더욱 시급해졌다는 점이다.

MG손보의 2분기 말 RBC비율은 97.0%다. 지난 2018년 3월 이후 3년 만에 RBC비율이 100% 이하로 추락한 셈이다.

특히, MG손보는 지난해 초 자베즈파트너스에서 JC파트너스로 GP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2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MG손보는 RBC비율을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상회하는 177%까지 끌어올렸지만 이후 손해율과 해외 대체투자 악화로 적자를 내면서 1년 만에 다시 위기에 처했다.

또 MG손보는 경영 악화가 지속된 탓에 경영실태평가에서 '취약' 등급을 받아 올해 7월 말에는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요구)를 받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단계적 증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기존의 자본확충 데드라인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며 "이미 금융당국의 조치를 받은 만큼 당분간은 훼손된 건전성과 수익성을 정상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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