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로 끌어 올린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1분기 중 추가 인상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머지않은 시점의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한은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1분기 중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가운데 금통위가 1월과 2월 중에서 시점을 고심 중이라는 분위기가 흘러나온다.



◇이주열 매파 색 옅어졌지만…1분기 인상은 예고

한은은 25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0%로 인상했다. 지난 8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0%대 금리에서 벗어났다.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이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총재가 내년 1월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추가 인상 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고 중립적인 발언을 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여전히 높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했다고 한 점과 시장 금리의 상승이 다소 과도한 측면도 있었다는 언급을 한 점 등은 다소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총재는 하지만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이 총재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에도 여전히 기준금리 수준이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성장이 개선되고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완화적인 수준이 더 강화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또 최근 경기 둔화 우려로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금통위가 무엇보다 경기 상황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면서, 금리를 올리기에 충분한 여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위기 시 이례적으로 낮춘 금리는 경기 수준에 맞춰 조정하는 게 합당하다"면서 "너무 오래 끌면 부작용이 너무 크고, 이례적으로 낮춘 금리를 끌고 나갈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팬데믹 위기에 대응했던 75bp 금리 인하는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추가 금리 인상 시기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내년 1분기 중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세가 견조하고 물가는 높고, 금융불균형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상황이 된다면 당연히 1분기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금통위 1, 2월 중 인상 고심 중…1월 기대 쏠림은 부담

한은 관계자들은 1분기 중 추가 인상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이 총재의 발언은 사실상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점진적' 금리 인상 문구를 '적절히'로 바꾼 이후 1월 인상으로 시장 기대가 쏠린 점에 대해서는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도 내놨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3월 대선으로 인해 2월에는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장의 인식을 수정하기 위한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놨다.

그는 "기준금리는 금융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지 정치 일정 고려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치적 고려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 것은 사실인데, 금리는 어디까지나 경제 문제라는 인식은 금통위원이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이 유지되면 1분기 중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매우 크다"면서 "다만 1월일지 2월일지에 대해서는 아직 금통위에서도 의견이 모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총재가 1월 인상을 기정사실로 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따라 2월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이동 제한 조치가 다시 강화되는 경우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에는 금리 정상화의 세부적인 시기가 다소 조정될 수도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추가 인상 시점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신호는 올해 말 예정된 물가 설명회나, 신년사 등 향후 이벤트들을 통해 나올 수 있다고 한은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편 이 총재는 내년 말 등 중장기 시계에서의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채권 금리에 내년 말 2% 기준금리가 이미 반영되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 금리는 기준금리 영향도 있지만, 국제금리나 채권 수급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면서 "현재 시장에 형성된 금리가 기준금리 2%까지 인상을 전제로 해서 반영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사실상 그렇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내년 말 기준금리가 1.75%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금리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겠다는 이상 특정 수준이나 시기를 말하기는 현재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jw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5시 0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