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노요빈 기자 =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7일 연방준비제도(FOMC) 종료 이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달러-원 환율도 하락 흐름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FOMC 결과가 시장 예상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았던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서도 휴전 기대가 부상하는 영향이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은 지난밤 12원 이상 급락하며 1,220원대 초반까지 레벨을 낮췄다.

딜러들은 다만 달러-원이 이날 1,220원 선 부근까지 갭다운 출발한 이후 우선은 지지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밤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했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중간값을 1.9%로 제시하며 올해 남은 FOMC에서 모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양적 긴축(QT)이 이르면 5월 시작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다소 매파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서울 환시 참가자들은 사장의 예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A은행의 딜러는 "당초 하반기 전망이 나오던 데서 5월에 QT를 긴축한다는 정도가 다소 매파적이긴 하지만 그 외 금리 인상 속도는 시장 예상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면서 "아주 호키시하다고 판단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경기에 대해 자신감을 보인 점이 더 부각되면서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온 데다 무엇보다 유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B은행의 딜러도 "FOMC 결과와 우크라 관련 소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역외 달러-원이 큰 폭 하락했다"면서 "그동안 위험자산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만큼 차츰 위험투자가 회복되는 국면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도 상승할 만큼 오른 만큼 FOMC를 기점으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우크라 전쟁도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는 것에 안도하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C은행의 딜러도 "FOMC가 특별히 추가로 매파적인 성향은 아니었다고 판단된다"면서 "그동안 롱포지션의 차익실현 물량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협상 뉴스 등을 전반적으로 반영하면서 달러-원이 하락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국의 구두개입 등도 며칠간 영향을 주면서 추가 상승은 어렵다고 보고 차익실현과 롱스탑이 진행됐다"고 진단했다.

딜러들은 달러-원이 하락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지만, 이날 당장 1,220원 선 하향 돌파 등 과격한 움직임은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것을 확인하는 점 등이 중요하고 평가했다.

A은행 딜러는 "역외 시장에서 달러-원이 이미 너무 큰 폭 하락한 만큼 1,221원 밑으로는 곧바로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레벨이 큰 폭 낮아지면, 그동안 매수하지 못했던 대기 결제 물량들이 우선 나올 수 있고, 미국 증시가 강했던 만큼 국내 개인들의 해외투자 관련한 달러 매수가 많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전 중에 반등했다가 역외 쪽 롱스탑 물량이 많다면 오후 장에서는 다시 반락하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C은행 딜러도 "달러-원이 이미 갭다운 한 상태라서 갭메우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 "아직 특별히 위험선호로 가기엔 좋은 상황은 아니라도 본다"고 평가했다.

B은행 딜러는 "유가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우려 등으로 원화가 다른 통화대비 절하폭이 컸던 만큼 되돌림도 다른 통화대비 클 수 있다"면서도 "1,220원대에서 더 숏으로 보기 껄끄러운 점은 주식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지를 봐야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하면 1,220원 아래로 갈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더 아래로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 "다만 차츰 위험투자가 회복되는 흐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FOMC가 매파적이었던 만큼 향후 연준 행보에 대해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D은행의 딜러는 "연준이 경기보다 물가에 치중한다는 이야기를 강력하게 했고, 다음 회의들에서 25bp가 아닌 빅스텝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면서 "성장률을 낮추면서도 인플레를 잡겠다는 것인 만큼 강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는 "FOMC 영향을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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