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건전성 사수를 위해 자본확충 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는 점이 향후 보험업계에 금융비용 급증이라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특히, 시중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대부분 보험사들이 유상증자보다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등 자본성증권을 확대하고 있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3일 진행한 10년물 2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3천56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당초 발행예정액을 크게 상회하는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절감 효과도 기대됐지만, 메리츠화재는 지급여력(RBC)비율 제고를 위해 발행규모를 2천960억원까지 늘리면서 최종 발행금리를 밴드 상단 부근인 4.87%로 확정했다.

업계에선 후순위채 발행 과정은 매끄러웠지만 절대적인 금리 레벨 자체가 크게 오른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면서 희망금리밴드를 4.30~4.90%로 제시했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메리츠화재가 같은 만기로 발행한 후순위채의 금리밴드가 2.90~3.4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단을 기준으로 1.5%포인트(p)가량 높아진 셈이다. 당시 최종 발행금리는 3.40%였다.

이를 고려하면 직전 대비 이번 후순위채의 이자비용 부담은 매년 30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특히, 올해 들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수요가 '역대급'으로 몰리고 있는 점 또한 이자비용 부담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4조원 수준이었던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규모는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비슷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H농협생명이 유상증자(6천억원)와 후순위채(8천300억원)를 합쳐 총 1조4천300억원의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한화생명(7억5천만달러·한화 약 9천500억원)과 메리츠화재(3천660억원), 한화손해보험(2천500억원), DGB생명(950억원), 흥국생명(500억원), 푸본현대생명(500억원) 등이 자본확충 행렬에 동참했다.

이들 업체 또한 늘어난 이자비용 부담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최근 두 번에 걸쳐 8천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찍은 NH농협생명 후순위채의 발행금리는 4.35~4.50%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찍은 후순위채가 3.5%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p가량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셈이다.

아울러 지난달 8일 후순위채를 찍은 푸본현대생명 또한 발행금리가 1년 전 대비 0.5%p 오른 5.1% 수준으로 결정됐다. 한화손보 또한 발행금리를 4.9%로 확정했는데 이는 2018년 발행한 후순위채의와 견주면 0.4%p 오른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여건을 고려하면 향후 발행을 대기 중인 보험사들의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금리는 더욱 뛸 가능성이 있다"며 "7개월 후면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돼 건전성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금리 레벨과 RBC비율 수준을 모니터링하며 자본확충 전략을 세우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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