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결과 설명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
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매파 색채를 한층 강화하면서 외화자금시장에서 스와프포인트의 추가 상승 기대가 부상했다.

한은이 오는 7월 등 향후 연속 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미국의 금리 상승세는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다만 불안정한 국내외 증시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와 레벨 부담은 상존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 7월은 인상 확실시…이후도 연속 인상 기대↑

2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은은 전일 열린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성장이 약간 둔화해도 잠재성장률은 상회하는 수준인 만큼 지금은 물가 잡기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4.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오는 5~7월에는 5%선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고 우려했다. 또 물가가 내년 초까지도 4%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이 전망에도 상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하는 등 물가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물가가 심상찮게 흐르면서 한은도 한층 매파적으로 변했다. 한은은 그동안 중립 금리 이상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이 총재는 전일 회견에서 우선 중립금리로 간 이후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당장 오는 7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은 거의 확실하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8월과 10월 등 향후 회의에서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도 강화됐다.

JP모건체이스는 7월,8월,10월 세 번 연속 인상을 전망하면서, 내년 1분기 한 차례 더 올려 기준금리가 2.7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은 7~8월 연속 인상에 이어 10월 혹은 11월 한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했다.





◇美 금리는 주춤…금리 역전폭 우려 경감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와 폭에 대한 기대가 상향 조정되는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에 대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 둔화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연준이 우려했던 것만큼 과격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지는 못할 수 있다는 인식이 부상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초 3.1%대까지 오른 이후 꾸준히 반락하며 2.7%대로 레벨을 낮췄다. 단기 금리 상승세도 둔화했다.

연준이 6월과 7월 회의에서 연속으로 빅스텝(50b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연말 금리 수준에 대한 전망치는 다소 낮아지는 흐름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 상단이 3.0%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1주일 전에는 65% 수준에 달했지만, 전일에는 37%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 한·미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그 폭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양국 금리차를 반영하는 스와프포인트는 그만큼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이런 기대를 반영해 3개월 스와프포인트는 마이너스(-) 0.20원까지 반등했다. 지난 4월 18일 이후 최고치며, 지난달 말 -1.50원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해 큰 폭 올랐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한은이 금리를 크게 올리지는 못할 것이란 인식이 있던 데서 금통위 이후 인식이 달라졌다"면서 "7월 금리 인상은 확실시되는 만큼 해당 구간인 3개월물 등 중단기 기간물의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외 증시가 여전히 불안하긴 하지만, 달러-원 현물 환율의 급등이 동반되는 상황만 아니라면 스와프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스와프 베이시스가 상당폭 좁혀지는 등 이미 스와프의 반등 폭이 큰 만큼 추가 상승 공간이 많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1년 스와프베이시스(CRS-IRS) 역전 폭은 이번 주 한때 70bp 아래로 좁혀지기도 하는 등 평상시 수준을 회복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이미 스와프가 상당폭 상승한 상황이라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면서 "미 금리 상승이 진정됐지만, 증시는 여전히 불안해 위험회피 심리도 스와프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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