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보험업을 둘러싼 건전성 리스크가 지속 중인 가운데서도 KDB생명이 만기를 맞는 후순위채의 상환을 결정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오는 10월 초 만기를 맞는 후순위채 700억원을 내부보유 현금 등을 활용해 상환하기로 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보완 자본 성격인 후순위채의 경우 무조건적인 차환보다는 금융시장 상황과 건전성 등을 고려해 대응 여부를 조율해 나갈 계획이다"며 "이번 상환 결정에는 최근 금리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발행했던 해당 후순위채의 금리는 4.3%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발행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신용도가 초우량한 보험사들의 경우에도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5%대의 이자비용을 내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수요예측 단계에서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중소형 보험사들의 수요예측 미달이 속출하면서 주관사와 인수단의 총액인수 형태로 자금조달을 끝내는 경우가 늘었다. 이 경우 희망금리밴드 상단에서 발행금리가 확정되는 만큼 발행사의 이자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KDB생명 또한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4.3%로 발행했던 후순위채를 차환 발행할 경우 현재 상황에선 금리부담이 2~3%포인트(p)가량 뛸 수밖에 없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전성 리스크 탓에 발행이 필수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금융비용을 줄이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이 유상증자가 아닌 자본성증권을 무분별하게 늘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DB생명의 경우 인수·합병(M&A) 절차가 최근 실패로 끝난 탓에 당분간은 새로운 대주주의 증자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보험사 건전성 지원방안으로 여력이 생긴 만큼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이 급증한 점이 보험사들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지속하자,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잉여액의 최대 40% 한도를 평가손실과 상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지난 1분기 기준 KD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59%다. 같은기간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은 1천200억원 수준이었다.

2분기에 추가로 금리가 오르면서 평가손실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지만, 업계에선 KDB생명이 이미 지난해 말 기준 4천500억원 수준의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잉여액을 보유하고 있던 만큼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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