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숙소에서 자료 검토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대통령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에 위치한 호텔에서 자료를 검토하는 사진을 3일 공개했다. 2022.7.3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jeong@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맞아 정국 구상에 들어갔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위기 속에 민생과 전략산업 육성을 중심으로 향후 경제 정책을 구상하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초 지방에서 휴가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생각을 바꿔 서울에 머무르며 정국을 구상하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재충전하면서도 시급한 현안들과 거리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여당의 내홍과 코로나19 대응,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인사 문제 등 수많은 현안 중에서도 경제와 관련한 사안은 주된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3고 현상에 수출 부진, 코로나19 재확산 등 악재가 겹쳐 경기 하방 압력이 한층 더 거세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가와 금리가 지속 상승하고 달러-원 환율이 오르는 가운데 수출에도 적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무역수지는 지난 7월까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내수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져 경제 위기 대응책은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서민, 취약계층 위주로 민생을 돌보고 주요 산업이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경제 정책 방향을 유지할 전망이다.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민생회의는 총 네 차례 열렸는데 내각이 모두 모인 첫 번째 회의에서 물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두 번째 회의에서는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이자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마련했고, 세 번째 회의에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주거부담 경감 방안을 내놨다.

그간 윤 대통령은 위기 때 취약계층이 받는 고통이 더 크다면서 이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정부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도 어려운 경제여건 속 서민들의 버팀목이 돼줄 정책을 계속해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를 기회로 보고 주요 전략산업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민간 주도 경제를 목표로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줄여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운신의 폭도 넓혀준다는 구상이다.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주제로 열렸는데 규제 개선과 정책 및 금융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 앞으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추석 민생대책,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등 민생과 밀접한 정책뿐만 아니라 수출, 해외건설,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미래차 등 다양한 산업 관련 정책도 다뤄질 예정이다.

최상목 경제수석비서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물가와 민생안정, 체질개선과 미래준비 등에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민간, 시장 중심의 위기대응 체질을 강화하고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 비상경제민생회의가 이런 것들을 담아낼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 지지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인적 쇄신과 광복절 경제인 사면 등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세일즈 외교를 비롯해 불법 공매도나 노사 관계, 원청·하청 이중 임금 등 최근 떠오른 이슈들에 대한 생각도 다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오랜만에 푹 쉬고 있다"며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을 충분히 해서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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