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기준 8천600건·손해액 1천200억 육박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정원 기자 = 지난 8일부터 서울 등을 중심으로 집중된 국지성 폭우로 차량 침수 피해가 급격히 늘면서 향후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율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손보사들은 이번 폭우가 단기간 내 집중돼 대처가 쉽지 않았던 데다, 강남 등 외산차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커진 탓에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에서 손해액이 확정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자동차보험 사업을 영위한 12개 손보사들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총 9천189건으로 집계됐다. 추정손해액은 1천274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외산 차 피해 접수 건수가 3천건을 넘어 추정되는 손해액이 750억 원을 넘어섰다. 전체 60% 가까이가 외산차로 인한 손실인 셈이다.

12개사 중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상위 4개 사의 피해 접수 건수은 7천 800건을 넘어섰다. 이들의 추정 손해액만 1천83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자동차보험 부문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전체 손해액의 절반 수준인 5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낸 상황이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삼성화재의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는 3천110대로 추정 손해액만 502억 원에 달한다.

경쟁 손보사들과 비교해 삼성화재의 손해액이 급격히 불어난 데는 수퍼카 등을 포함한 고가의 외산 차들의 삼성화재 가입 비중이 높았던 영향이라는 평가가 많다.

DB손해보험에의 경우 전날 오후 4시 40분까지 1천638대가 피해 접수됐다. 추정 손해액은 202억 원 수준이다. 피해 건수를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하더라도 삼성화재의 손해액에는 미치지 못한다. 현대해상 또한 전날 정오까지 접수된 침수 피해 건수는 총 1천284대에 손해액은 115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손보사들의 월간 기준 손해율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간 손보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지난 4월 보험료 인하 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호실적을 이끌었던 자동차보험 부문 손해율이 재차 악화할 것을 경계해왔다.

하지만 고유가 탓에 운행량이 크게 늘지 않아 손해율은 안정화 추세를 지속했고,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빅4'의 올해 6월까지 누적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6.7% 수준을 유지했다.

80%를 하회할 경우 이익이 나는 구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까지는 흑자 구간을 지켜온 셈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 6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7%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폭우 여파로 8월 손해율은 80% 중후반 수준으로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연간 기준 500억 원 수준의 손해액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연간 손해율도 1%P가량 튀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미 이번 폭우로 해당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에만 500억 원 이상의 손해액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탓에 삼성화재의 8월 기준 손해율은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DB손보 또한 390억 원 수준의 추가 손해액을 인식할 경우 연간 1%P가량의 손해율 악화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번 폭우로 200억 원 이상의 손해액을 추정하고 있는 만큼 월간 기준으로는 5%p 이상의 손해율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의 손해율 개선세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맞다"며 "장마철 지속에 따른 추가 피해 가능성이 남은 만큼 단기적으론 손해율 반등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예상을 깨고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화 추세를 이어가자 보험료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하지만 하반기에 기본적으로 5%p 이상 손해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데다, 이번 폭우로 이러한 방향성이 굳어질 수 있게 된 점은 보험료 인하 논의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동차부품비 인상과 병원 진료비 증가에 더해 최근 유가 안정화 흐름으로 향후 차량 운행이 정상화 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손해율 둔화를 부추기는 요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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