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전경
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30일 달러-원 환율은 1,350원 선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충격 이후 달러 급등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위험회피 분위기는 여전하다.

미 국채 금리의 상승 등 달러 강세가 재개될 수 있는 여건도 여전한 만큼 달러-원 반락 시 매수 심리가 유지될 수 있다.

외환당국의 1,350원 부근 개입 움직임에 대한 경계심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중 위안화 움직임에 민감한 장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파월 의장의 매파 본색으로 전일 20년래 최고치를 다시 썼던 달러지수가 지난 밤에는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유로-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와 등가(패리티) 위로 올라서는 등 반등 흐름을 보인 데 힘입었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가 연준과 마찬가지로 매파적인 스탠스를 강화한 데다 천연가스 가격이 큰 폭 내리면서 지지를 받았다.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지난 주말 잭슨홀 회의에서 "경기침체에 진입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정상화의 길을 계속 가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마틴스 카작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도 "0.50%포인트와 0.75%포인트 인상안 모두를 가능한 조치로 논의하는 데 열려 있어야 한다"며 "현재 관점에서는 최소 0.50%포인트는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로존 경제 위기감을 키웠던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큰 폭 하락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 보호부 장관이 오는 10월까지 목표로 한 천연가스 비축률 85%를 내달 초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힌 영향이다.

유로화의 반등 등으로 달러가 고점에서는 물러섰지만 안도하기는 여전히 이른 시점이다.

연준의 강한 긴축 방침이 확인된 만큼 달러 강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지난 주말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도 위축되는 양상이 이어졌다.

국내 증시가 약세 흐름을 이어간다면 환시에서도 달러-원 반락 시 매수 심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중 위안화의 움직임에도 촉각이 곤두설 전망이다. 달러-위안(CNH)은 전일 약 2년만에 최고치인 6.93위안대로 급등한 이후 지난밤 소폭 후퇴했다. 아시아 시간대 위안화 약세 흐름이 재개된다면 달러 매수 심리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외환당국의 달러-원 상승 속도 제한에 대한 경계심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핵심 인사들이 잇달아 구두개입성 발언을 한 데 이어 전일도 1,350원선에서는 방어 움직임도 있었다.

다만 그동안 나왔던 구두개입 발언들을 고려하면 1,350원에서 실개입은 예상보다 강하지는 않았으며, 이 점이 달러-원 반락 시 매수 심리를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부상했다.

한편 지난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7%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67% 내렸고,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

다 1.02% 떨어졌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45.25원에 최종 호가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50.40원) 대비 4.55원 내린 셈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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