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채권금리 급등으로 보험사들의 건전성 우려가 커진 가운데 김성한 DGB생명 대표가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새 국제회계기준(IRF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적용이 임박한 점을 고려해 향후 계약서비스마진(CSM) 중심의 경영활동을 이어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GB생명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김 대표의 연임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의 임기는 1년 늘게 됐다.

김 대표의 연임에는 채권금리 변동성 확대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이 급격히 커진 가운데서도 DGB생명의 건전성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은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DGB생명은 지난 1분기 지급여력(RBC)비율은 84.5%까지 떨어지며 보험업법에서 정한 하한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적극적인 유상증자 활동과 규제개선을 위한 금융당국과의 소통 등을 통해 2분기 말 기준 RBC비율은 165.8%로 수직상승했다. 이는 보험업법 기준은 물론 금융당국의 권고치도 충족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2.25% 수준이었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 말에는 2.97%까지 70bp 이상 뛰었고, 2분기에도 직전분기 대비 60bp 이상 오르며 3.64%까지 치솟았다.

이렇다 보니 채권재분류를 통해 매도가능증권 비중을 크게 확대했던 DGB생명 입장에서는 평가손실 인식이 불가피했다. 흑자 기조와는 별개로 평가손실이 누적되자 RBC비율도 급격히 악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에 김 대표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12월(1천억원)과 올해 3월(300억원), 6월(1천520억원) 등 매 분기 말 유상증자에 나서기도 했다.

증자 시점이 조금이라도 늦어졌다면 RBC비율 규정 탓에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 대표의 신속한 대처로 위기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성한 DGB생명 대표>
(※DGB생명 제공)






김 대표는 건전성 위기를 넘긴 만큼 향후에는 CSM 중심의 경영활동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IFRS17에서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CSM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계약시점에는 부채로 인식한 후 특정기간에 걸쳐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하는 항목이다.

회계적으로는 부채로 분류되나 향후 보험사들의 미래 수익성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소급기간 등 보험사들이 선택해야 할 조항들은 남아있지만, 통상적으로 업계에선 CSM의 10% 수준이 매년 이익으로 추가 반영될 것으로 본다. 최근 보험사들이 CSM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이에 김 대표는 "IFRS17 하에서는 모든 경영활동이 CSM이다"며 "CSM 확보가 가장 중요한 만큼 종신 등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종신을 위장한 저축성보험 등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여주기' 식의 저축성보험 비중은 IFRS17 하에서는 전혀 의미가 없다"며 "상품 판매는 물론 포트폴리오 구성 등의 기저에 'CSM 확보'라는 인식을 깔아두는 것이 중요해졌다"고도 했다.

과거에는 보험업계의 수익성 지표로 사차익이나 비차익 등을 거론했지만 IFRS17 체제에서는 대대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향후 보험사의 CSM 규모와 CSM 확보 활동들을 보면 보험사의 기업가치가 보이게 된다"며 "변액보험 비중은 유지하면서 명가의 지위는 지키되 CSM 중심으로 모든 구조를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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